[전자신문] 李 대통령 “튀르키예 원전 사업, 韓 참여 희망…건설·인프라 시장 공동진출 잠재력 커”

이재명 대통령이 튀르키예가 추진 중인 시놉 원전 프로젝트에 한국이 참여하기를 희망한다고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대통령은 튀르키예를 ‘피로 맺어진 형제국’으로 지칭하며, 양국 전략 협력을 원자력과 첨단 산업 등 미래 지향적 분야로 확장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전했다.

이 대통령은 23일(현지 시각) 튀르키예 매체 ‘아나돌루통신’과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 기업의 시놉 원전 참여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며 “세계적 수준의 한국 원전 기술과 운영 능력을 바탕으로 의미 있는 기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 원전 생태계의 강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원전을 건설하고 떠나는 방식이 아니라, 상대국이 전반적인 원전 생태계를 구축하도록 돕는 방식을 추구한다”고 설명하며, 소형 모듈 원자로(SMR) 등 차세대 원전 협력 가능성도 함께 모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튀르키예가 SMR 도입과 관련한 자체 로드맵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계획이 보다 명확해지면, 한국은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미래 협력 가능성을 함께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대통령은 튀르키예를 “유럽·중동·아프리카를 잇는 전략적 거점”으로 평가하며 양국의 산업 협력이 한층 고도화될 잠재력이 풍부하다고도 내다봤다.

현대차, 삼성전자, 포스코, 효성 등 한국 기업은 이미 총 46억 달러를 현지에 투자했다. 현대차는 2026년부터 튀르키예에서 전기차 양산도 시작한다.

이 대통령은 한국의 높은 기술력과 튀르키예의 성장하는 산업 생태계가 결합하면 강력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가 많다고 강조했다. 전기차, 방위 기술, 바이오·헬스 등 첨단 산업에서 한국 기업 투자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방위산업 분야에서도 협력 확대 의지를 전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 엔진이 장착된 알타이 전차를 “상징적 성과”로 평가하며, “튀르키예는 무인기 선도국, 한국은 전차·자주포·군함 기술 강국”이라며 양국의 비교 우위를 결합해 차세대 무기체계 협력을 추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무인체계와 기존 플랫폼 통합, 기동 및 방호 기술 고도화 협력이 실제 프로젝트로 이어질 가능성도 점쳤다.

양국 간 무역 구조 불균형 논란에 대해서는 “튀르키예 측 우려를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보다 넓은 맥락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한국의 대튀르키예 수출 증가가 튀르키예의 제조업과 산업 발전을 뒷받침하는 자본재와 중간재에 기반한 것이라며, 튀르키예가 자체 생산과 수출 역량을 확장하면서 이러한 품목 수요가 자연스럽게 증가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양국의 교역 구조는 튀르키예의 지속적 산업화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 추세를 반영한다”면서 “교역과 투자를 함께 고려하면 양국 경제 관계는 단순한 무역 통계보다 훨씬 더 균형적이고 상호 이익적인 구조”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중동·아프리카·중앙아시아에서 양국이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할 가능성을 묻는 말에는 “가장 큰 잠재력은 건설과 인프라”라며, “양국의 강점과 경쟁 우위를 결합해 원팀을 이룬다면 가장 이상적인 파트너십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 중이며 23일 관련 일정을 마치고 이번 중동·아프리카 순방의 마지막 방문국인 튀르키예를 국빈 방문할 예정이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