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美·英서 금 빼는 중앙은행들…“내 금은 내가 지킨다” 골드 대이동 1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이 금 보관 전략을 재편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6/06/17/news-p.v1.20260617.2eb9030ab22d4ea79e5a18f5e7042b41_P1.jpg)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세계금협회(WGC)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최근 1년 동안 자국 내 금고를 확충하거나 해외 보관처를 추가한 중앙은행은 전체의 19%에 달했다. 이는 전년도 조사 결과인 7%보다 크게 늘어난 수준이다.
이번 조사는 올해 2월부터 5월까지 전 세계 76개 중앙은행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응답 기관 가운데 7%는 향후 국내 저장 시설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9%는 해외 보관 네트워크를 더욱 넓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특히 글로벌 금 시장의 핵심 거점으로 꼽히는 런던과 뉴욕의 비중은 점차 줄어드는 흐름을 보였다. 영란은행을 금 보관처로 이용한다고 답한 중앙은행 비율은 57%로, 전년보다 7%포인트 감소했다.
다만 영국의 중심적 역할이 당장 약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런던 금 시장에서는 하루 평균 약 2000억 달러 규모의 거래가 이뤄지고 있으며, 영란은행이 보유한 금 역시 지난 1년 동안 8% 이상 증가했다.
뉴욕연방준비은행에 금을 맡기고 있다고 답한 비율도 17%에서 14%로 낮아졌다. 반면 국제결제은행(BIS)을 활용하는 중앙은행은 소폭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국가별로는 프랑스의 움직임이 가장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FT는 프랑스가 지난해 중반부터 올해 초까지 뉴욕연방준비은행에 예치했던 금 129톤을 본국으로 이전했으며, 현재는 전량을 국내에서 관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 역시 해외 의존도를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조정했다. 최근 3년간 상당량의 금을 국내로 옮기면서 해외 보관 비중은 2023년 55%에서 올해 약 22%까지 낮아졌다.
샤오카이 판 세계금협회 중앙은행 부문 총괄은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비상 상황에서 금에 즉시 접근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이러한 변화를 이끌고 있다”며 “과거에도 존재했던 우려지만 최근 들어 중앙은행들이 훨씬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독일과 이탈리아에서는 미국의 정책 변화가 금 자산 관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보관 위치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독립성 논란이 이러한 분위기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수요 증가에 맞춰 싱가포르와 홍콩은 중앙은행 전용 금 보관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올해 안에 장외거래 결제 인프라와 중앙은행 전용 금고 시스템을 새롭게 도입할 계획이다.
한편 각국 중앙은행은 보관 전략뿐 아니라 금 매입 규모도 확대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중앙은행들의 연평균 금 매수량은 약 1000톤으로 집계됐다. 이는 그 이전 10년 평균인 500톤 안팎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