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金·銀 가격 급등은 예고편… 구리 1만2천달러 돌파, 산업금속 ‘슈퍼 랠리’ 폭주”

中 수요·AI 전력망 투자·공급 차질 겹쳐
백금·팔라듐까지 사상 최고가 행진
구리 자재.j〈사진=연합뉴스〉
구리 자재.j〈사진=연합뉴스〉
금과 은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구리, 백금, 팔라듐 등 산업금속 가격도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특히 구리 가격은 사상 처음으로 톤당 1만2천달러를 넘어서는 등 글로벌 원자재 시장이 전반적인 강세 국면에 진입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국제 구릿값은 23일(현지시간) 런던금속거래소에서 전 거래일 대비 1% 넘게 상승해 톤당 1만2천160달러까지 치솟았다가 1만2천6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구리 가격은 올해 들어서만 37% 급등했으며, 이는 2009년 이후 최대 연간 상승 폭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FT는 중국의 구리 수요 회복과 달러 약세 전망,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이 가격 상승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내년 구리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에 대비해 수입업체들이 선제적으로 물량 확보에 나서면서 ‘사재기’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급 차질 우려도 가격 상승에 불을 지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최근 수개월 사이 세계 주요 구리 광산에서 사고와 기상 재해가 잇따르며 공급 불안이 심화됐다. 세계 2위 구리 광산인 인도네시아 그라스버그 광산에서는 지난 9월 대규모 산사태로 생산이 지연됐고, 앞서 5∼7월에는 콩고민주공화국과 칠레의 주요 광산에서 각각 홍수와 터널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구리는 전기 전도성이 뛰어나 전선과 전력 설비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핵심 산업 소재다. 최근 인공지능(AI) 산업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주요 국가들이 전력망과 관련 설비 확충에 나서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구리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는 “세계 국내총생산이 2%만 성장해도 내년 구리 시장에서는 상당한 공급 부족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금.〈사진=연합뉴스〉
백금.〈사진=연합뉴스〉
백금과 팔라듐 가격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국제 백금 현물가는 23일 온스당 2천274.1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2천268.9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팔라듐 역시 같은 날 최근 3년 사이 최고치인 온스당 1천874.22달러까지 상승했다.

백금과 팔라듐 가격 급등은 이달 초 유럽연합(EU)이 2035년부터 내연기관 차량을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철회한다고 발표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두 금속은 자동차 배기가스 저감 장치에 사용되는 핵심 촉매 소재로, 내연기관 차량 수요 유지에 대한 기대감이 가격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김명선 km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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