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공짜 리니지는 없다”… 접속기 받자 울리는 '악성코드' 경고등 1 유튜브에서 홍보되고 있는 리니지 불법 사설서버](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5/12/15/news-p.v1.20251215.b024fea95886456384b51f839b86b213_P1.png)
#직장인 A씨는 최근 유튜브 알고리즘에 뜬 ‘리니지 프리서버’ 홍보 영상을 보고 호기심이 생겼다. 과거의 향수와 ‘무료’라는 말에 이끌려 홍보 페이지에 접속, 게임 접속기(클라이언트)를 다운로드했다. 실행 버튼을 누르는 순간 PC에 설치된 알약 백신이 요란한 경고음을 울리며 파일을 차단했다. 당황한 A씨가 프리서버 홈페이지를 확인하자 “자체 제작 프로그램이라 백신이 오진하는 것”이라며 “백신 실시간 감시를 끄고 설치하라”는 안내가 돌아왔다.
인기 게임을 도용한 불법 사설서버(프리서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용자들의 보안 불감증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접속기 설치 과정에서 악성코드 감염 위험이 높지만 운영진의 “안전하다”는 말만 믿고 보안 빗장을 스스로 푸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리니지·메이플스토리 등 주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불법 사설 서버들이 홍보 사이트를 통해 배포하는 접속기에 트로이목마나 랜섬웨어 등 악성코드를 심어 유포하는 사례가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에는 단순한 게임 클라이언트 변조에 그쳤으나 최근에는 사용자 동의 없이 시스템 깊숙이 침투해 좀비 PC로 만들거나 금융 정보를 탈취하는 등 수법이 고도화되고 있다.
대부분의 프리서버 홍보 사이트는 ‘먹튀 없음’, ‘철통 보안’ 등을 내세우며 안전을 강조한다. 하지만 애초에 저작권을 무시한 불법 운영인 만큼 피해가 발생해도 법적 보호나 구제를 받을 길이 요원하다.
전문가들은 사설 서버 접속기의 위험성을 강력히 경고한다. 김휘강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사설 서버 접속기는 백신에서 악성코드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다”며 “유저들은 개인정보 탈취에 무방비로 노출된 상태로 SNS나 유튜브 광고 등을 통해 은밀히 확산되기 때문에 보안 업체의 실시간 탐지와 대응도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전자신문] “공짜 리니지는 없다”… 접속기 받자 울리는 '악성코드' 경고등 2 구글 검색 결과에 쉽게 노출되는 불법 사설서버 홍보 사이트](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5/12/15/news-p.v1.20251215.3e7bb43f347b417c9176b97b5d00c74f_P1.png)
손혜림 서울시립대 교수의 설문 연구 결과(온라인 RPG 이용자 1500명 대상)에 따르면 응답자의 71.5%가 사설 서버를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접촉 경로로는 유튜브나 블로그 등 온라인 콘텐츠가 40.9%(438명)로 가장 높았다.
실제 네이버의 경우 관련 검색어를 제재하는 등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지만 구글과 유튜브에서는 ‘프리서버’, ‘사설서버’ 등을 검색하면 홍보 영상과 웹사이트가 최상단에 무더기로 노출된다.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의 방관이 불법 시장을 키우고 이용자 피해를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불법 사설 서버는 게임사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을 넘어 이용자의 PC 보안을 위협하는 범죄의 온상”이라며 “이용자들의 각별한 주의는 물론, 불법 콘텐츠 유통을 방조하는 플랫폼 기업에 대한 적극적 조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