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대선 D-7, 표심 어디로] 단일화에 요동친 역대 대선…성공하면 승리했다

역대 대통령 대선 D-7일 지지율과 실제 득표율
역대 대통령 대선 D-7일 지지율과 실제 득표율
‘단일화’는 모든 선거에서 불리했던 상황을 뒤집고 대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던 ‘선거의 기술’이다. 단일화는 단순히 두 후보 지지율을 합치는 정치적 계산을 넘어, 유권자에게 ‘하나의 방향’이라는 상징적 메시지를 전달한다. 특히 역대 대선에서 단일화의 성공과 실패는 선거 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이번 대선 역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독주에 대응하고자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에게 지속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 2002년 대선이다. 노무현-정몽준 간 단일화가 대선 일주일 전 전격 성사되며 대역전의 발판이 마련됐다. 당시 노무현 후보는 갤럽 여론조사에서 33%의 지지율에 그쳤으나 단일화 후 대선에선 48.9%를 얻어 대세론의 이회창 후보를 물리치고 승리해 대통령이 됐다. 단일화 효과가 15.9%포인트에 달했다는 평가다.

2022년 대선에서는 윤석열-안철수 단일화가 극적으로 성사됐다. 윤석열 당시 후보는 단일화 직전 여론조사에서 45% 안팎이었는데, 단일화 이후 최종 득표율은 48.6%로, 이재명 후보를 0.73%P 차로 꺾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전문가들은 “윤석열 승리의 절반은 안철수와의 단일화 덕분”이라는 분석을 내놨었다.

제21대 대통령 선거 재외투표 첫날인 20일 일본 도쿄 미나토구 주일한국대사관에 마련된 재외투표소에서 유권자가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고 있다. 연합뉴스
제21대 대통령 선거 재외투표 첫날인 20일 일본 도쿄 미나토구 주일한국대사관에 마련된 재외투표소에서 유권자가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고 있다. 연합뉴스
대선뿐 아니다. 안철수의 ‘양보’로 유명한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선,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 과정에서 시민사회 출신 박원순 후보 지지를 선언하면서 유력했던 나경원 당시 후보가 박원수 후보에게 46.2% 대 53.4%로 패배했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선택을 받았던 나경원 후보는 여권의 간판이었고, 선거 초반까지 우세를 유지했으나 단일화에 패배할 수밖에 없었다. 반면 박원순 후보는 이후 서울시장 3선에 성공하고 더불어민주당의 유력 대선후보까지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반면 단일화 과정에서의 실패는 유권자의 실망과 표 분산으로 이어지며 더 치명적인 결과를 낳기도 했다. 2012년 대선에서는 단일화 실패가 곧 패배로 이어졌다.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단일화에 실패했고, 안 후보는 막판에 결국 사퇴했지만 유권자 결집에는 실패했다. 문재인 후보는 대선 일주일 전 44.9%를 지지율을 얻고 있었지만, 최종 득표율은 48.0%에 그쳤다. 박근혜 후보가 51.6%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2007년 대선에선 정동영-문국현 간 단일화 불발, 이회창 후보까지 3자 대결이 이어졌고, 이명박 후보가 압도적으로 승리했다. 2017년 대선에서도 문재인 후보가 홍준표 후보와 안철수 후보 간 단일화 실패로 인한 3자 대결에서 승리해 대통령이 됐다.

이재명 후보의 더불어민주당이 “단일화는 명분 없는 꼼수”라고 맹공을 퍼붓고, 김문수 후보의 국민의힘이 이준석 후보에게 계속해서 단일화를 요구하는 이유도 ‘단일화’가 마지막 승부의 추를 움직일 결정적 판단인 것을 알기 때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지금 단일화가 논의되는 것은 그만큼 이재명 후보의 독주가 위협적으로 보인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단일화는 막판 승부수인 동시에 부메랑이 될 수 있는 양날의 검”이라고 말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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