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대통령실 “李 ‘환단고기’ 발언, 동의·연구 지시 아냐”

대통령 정부 부처 업무보고 관련 브리핑하는 김남준 대변인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김남준 대변인이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1~2일 차 정부 부처 업무보고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12.14
     superdoo8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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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정부 부처 업무보고 관련 브리핑하는 김남준 대변인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김남준 대변인이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1~2일 차 정부 부처 업무보고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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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은 14일 이재명 대통령의 ‘환단고기’ 관련 발언 논란에 대해 “이 주장에 동의하거나 이에 관한 연구·검토를 지시한 것이 아니다”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지난 12일 교육부 업무보고 당시 이 대통령의 발언이 역사학계의 정설을 부정하고 ‘유사 역사학’을 옹호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자,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 직접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12일 교육부 업무보고에서 박지향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에게 “역사 교육 관련해서 무슨 ‘환빠(환단고기 추종자)’ 논쟁이 있지 않느냐”며 “재단은 고대 역사 연구를 안 하느냐”고 질의했다. ‘환단고기’는 고조선 이전의 ‘환국’이 세계 최초의 문명이었다는 내용을 담고 있으나, 역사학계에서는 후대에 창작된 위서(僞書)로 규정해 사료로서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에 박 이사장이 “대통령이 말씀하신 것은 재야 사학자들의 이야기 같다”며 “그분들 보다는 전문 연구자의 이론, 주장이 설득력 있기 때문에 저희로서는 전문 연구자들의 의견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증거가 없는 것은 역사가 아니냐”고 반문했고 이어 박 이사장이 문헌 사료의 중요성을 강조하자, 이 대통령은 재차 “환단고기는 문헌이 아니냐”고 되묻기도 했다.

이 같은 발언을 놓고 야권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13일 유튜브를 통해 “’환단고기 논쟁은 관점 차이일 뿐이니 대응하라’는 식의 공개 발언은 대단히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같은 날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역시 SNS에 “환단고기가 역사라면 ‘반지의 제왕’도 역사”라고 꼬집었다. 역사학계 내부에서도 자칫 유사 역사학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파장이 확산되자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은 14일 브리핑을 통해 발언의 진의를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역사 관련 다양한 문제의식을 있는 그대로 연구하고, 국가의 올바른 역사관을 수립해야 할 책임을 다해달라는 취지의 질문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친일 협력자들의 주장이나 위안부 강제성을 부정하는 주장, 독도 영유권 주장 등도 ‘어느 문헌에, 누가 주장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이 대통령의 발언이 특정 사료를 옹호한 것이 아니라 역사 연구의 폭넓은 검토를 주문한 맥락임을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끝으로 “생중계 과정에서 지엽적인 부분이 과도하게 부풀려 해석된 측면이 있다”며 “전체적인 맥락을 봐달라”고 당부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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