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도쿄 한복판서 쥐가 사람을?”…신주쿠서 외국인 관광객 물려 피범벅

일본 대표 여행지로 꼽히는 수도 도쿄에서 길거리를 걷던 한 외국인 관광객이 쥐에게 물려 다쳤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일본 대표 여행지로 꼽히는 수도 도쿄에서 길거리를 걷던 한 외국인 관광객이 쥐에게 물려 다쳤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일본의 수도 도쿄 중심가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쥐에게 물려 다쳤다는 주장이 제기돼 충격을 주고 있다.

9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국적의 한 여행객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도쿄 신주쿠 거리에서 쥐의 공격을 당했다”며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피로 얼룩진 도로와 함께 여행객의 발에 이빨 자국으로 보이는 상처가 선명히 남아 있었다. 발 주변에는 시퍼런 멍도 확인됐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그는 “호텔에서 나와 걷던 중 갑자기 쥐 한 마리가 달려들어 발을 물었다”며 “도쿄 신주쿠와 시부야 거리는 쥐로 가득했다. 도쿄의 밤은 실망스러웠다”고 밝혔다.

이후 그는 구급차로 병원에 이송됐지만 “응급실 의료진 대부분이 영어를 하지 못해 의사소통이 어려웠다”고 전했다.

또 “의사가 상처를 보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며 “항생제를 맞고 약 한 시간 뒤 퇴원했다. 정말 미친 경험이었다”고 덧붙였다.

이 게시물은 SNS에서 빠르게 확산됐으며, 일부 네티즌은 “일본에서 끔찍한 일을 겪게 해 미안하다”는 위로 댓글을 남겼다. 이에 여행객은 “단지 운이 좋지 않았던 것”이라며 “일본에서의 다른 경험은 좋았다”고 답했다.

일본 언론도 잇따라 쥐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산케이신문 등은 신주쿠 일대에서 “쥐가 자주 목격된다”는 주민 민원이 늘고 있다며 방제 대책의 필요성을 보도했다.

신주쿠 지역에서는 음식점이 버린 쓰레기봉투와 좁은 골목길, 배수구 주변으로 쥐가 몰려들어 행인들을 놀라게 하는 일이 잦다는 전언이다. 이에 신주쿠구청은 최근 쥐약을 설치하고 방제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전문가들은 쥐 개체 수 증가는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지적한다.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따르면 미국·일본 등 16개 도시 중 13곳에서 쥐 개체 수가 증가했으며, 워싱턴 D.C.는 최근 10년간 4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쥐는 신증후군출혈열, 렙토스피라증 등 인수공통감염병을 옮기는 주요 매개체로, 방제 실패 시 공중보건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신증후군출혈열은 쥐의 소변이나 분비물을 통해 전염되며, 고열과 신부전을 유발해 치사율이 최대 15%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 전문가들은 “쥐가 도심 한복판까지 활보하는 것은 환경 위생의 경고 신호”라며 “쓰레기 관리와 도시 방제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김태권 기자 tk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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