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차라도 만들자” 절박한 독일…군용차 생산 검토까지
![[전자신문] “독일 자동차 무너진다”…10년간 일자리 22만5000개 증발 경고 1 폭스바겐. 사진=연합뉴스](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6/05/14/news-p.v1.20260514.2e56559b6fc3434688eccf3554376780_P1.jpg)
힐데가르트 뮐러 독일자동차산업협회(VDA) 회장은 13일(현지시간) 독일 매체 RND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추산 결과 2035년까지 자동차산업 일자리 22만5000개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기존 전망보다 3만5000개 더 늘어난 수치”라고 밝혔다.
뮐러 회장은 또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이미 1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VDA는 업황 정점이었던 2019년을 기준으로 일자리 감소 규모를 산정하고 있다. 당초 예상 감소 규모는 19만개였다. 지난해 기준 부품업계를 포함한 독일 자동차산업 종사자는 72만6000명 수준이다.
뮐러 회장은 독일의 높은 세율과 에너지 비용, 인건비 상승, 과도한 관료주의 등을 산업 경쟁력 약화 원인으로 지목했다. 여기에 유럽연합(EU)의 전기차 전환 정책도 고용 감소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부품업체들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전기차 전환 정책을 보다 유연하게 운영하면 독일 내 일자리 5만개를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와 정치권은 고용 유지를 위한 다양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이스라엘 방산업체 라파엘 어드밴스트 디펜스 시스템즈와 독일 폭스바겐 간 합작회사 설립 계약이 임박했다고 보도했다.
양측은 내년 가동 중단 예정인 오스나브뤼크 공장에서 이스라엘 방공망 ‘아이언돔’에 사용되는 군용 차량을 공동 생산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라파엘의 요아브 투르게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독일 정부 및 폭스바겐 관계자들과 만나 계약 세부 내용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생산능력 과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독일 내 10개 공장 가운데 2곳의 자동차 조립을 중단하기로 했으며, 공장 폐쇄 대신 다른 활용 방안을 찾기로 노조와 합의했다.
오스나브뤼크 공장은 독일 방산업체 라인메탈도 인수를 검토 중이며, 드레스덴 공장은 드레스덴공대의 인공지능(AI)·로봇 연구 캠퍼스로 전환되고 있다.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는 폭스바겐이 추가 비용 절감 계획에 따라 하노버·엠덴·츠비카우·네카르줄름 공장도 현재 생산 중인 차량 단종 이후 단계적 가동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용 유지가 시급한 독일 정부는 생산 시설을 유지하기 위해 중국 브랜드 차량 생산까지 제안하고 있다. 폭스바겐 본사가 위치한 니더작센주에 이어 츠비카우 공장이 있는 작센주 정부도 중국 자동차업체와 협력을 검토 중이다.
디르크 판터 작센주 경제장관은 최근 인터뷰에서 “산업 역량을 유지하고 생산을 이어가는 것이 승산 없는 싸움에 집착하는 것보다 낫다”며 “중국은 츠비카우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츠비카우 공장은 2019년부터 ID 시리즈 등 순수 전기차를 생산해왔지만 최근 전기차 수요 감소로 생산량을 줄이고 있다. 이 공장에는 9200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주변 산업까지 포함하면 약 3만개의 일자리가 공장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김명선기자 km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