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독재와 싸우자”...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에 일케르 차탁 '옐로 레터스' 1 황금곰상 든 튀르키예계 독일 감독 일케르 차탁. 사진=연합뉴스](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6/02/22/news-p.v1.20260222.29ffac388224450c90df751a38c7c100_P1.jpg)
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단은 2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베를리날레 팔라스트에서 열린 제76회 시상식에서 황금곰상을 비롯한 주요 8개 부문 수상작을 발표했다.
황금곰상을 받은 ‘옐로 레터스’는 국가 권력에 삶의 터전을 잃은 예술가 부부가 이스탄불에서 생존과 신념 사이에서 갈등하며 가족 해체의 위기를 겪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영화는 튀르키예어로 제작됐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차탁 감독은 수상 소감에서 “진정한 위협은 우리 사이가 아니라 독재자들에게 있다”며 “우리 시대의 허무주의자들이 권력을 잡고 우리의 삶을 파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서로 싸우지 말고 그들과 싸우자”고 강조했다.
독일 감독이 황금곰상을 받은 것은 2004년 파티 아킨 감독의 영화 ‘미치고 싶을 때'(Head-On) 이후 22년 만이라고 DPA 통신은 전했다.
은곰상 심사위원대상은 튀르키예 산악 마을의 종교적 신념과 권력 다툼을 그린 ‘샐베이션'(Salvation)을 연출한 에민 알페르 감독에게 돌아갔다. 은곰상 심사위원상은 알츠하이머 환자와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퀸 앳 시'(Queen at Sea)를 연출한 랜스 해머 감독이 받았다.
은곰상 감독상은 ‘에브리원 디그스 빌 에번스'(Everyone Digs Bill Evans)의 그랜트 지 감독에게 수여됐다. 은곰상 주연상은 ‘로즈'(Rose)의 잔드라 휠러가 차지했다. 휠러는 2006년에도 같은 상을 받은 바 있다. 은곰상 조연상은 ‘퀸 앳 시’의 애나 콜더 마셜과 톰 코트니가 공동 수상했다.
은곰상 각본상은 ‘니나 로자'(Nina Roza)를 집필한 캐나다 감독 제네비에브 뒬뤼드드셀에게 돌아갔다. 은곰상 예술공헌상은 미국 다큐멘터리 ‘요: 러브 이스 어 리벨리어스 버드'(Yo: Love Is a Rebellious Bird)를 연출한 애나 피치와 뱅커 화이트가 받았다.
한편 올해 영화제는 개최 기간 내내 예술가의 정치적 표현을 둘러싼 논란 속에 진행됐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빔 벤더스 감독은 개막 기자회견에서 가자지구 전쟁 관련 질문에 “우리가 정치판에 들어설 수는 없다”고 답해 비판을 받았다.
이후 영화제 기간 동안 영화인들은 팔레스타인인들의 희생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하는 등 다양한 정치적 발언을 이어갔다. 시상식에서도 정치적 메시지는 계속됐다.
은곰상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알페르 감독은 연설에서 튀르키예 내 수감 중인 반체제 인사들과의 연대를 표명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그는 “독재 아래 신음하는 이란 국민과 가장 끔찍한 환경에서 살고 죽어간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을 언급하며 국제적 연대를 강조했다.
김명선기자 km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