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보도 “아직은 인간 도움 필요”
![[전자신문] 로보택시의 아킬레스건은 '차문'…“열린 문 닫아주면 24달러” 1 웨이모 로보택시.j](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5/12/26/news-p.v1.20251226.fcd8afea052e48a2bee924e45bebddab_P1.jpg)
美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25일(현지시간) 로보택시 운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문제를 해결하는 ‘보이지 않는 인간 노동’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WP는 ‘로보택시가 멈추면 비밀 인간 군대가 구출하러 온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로보택시가 기술적 결함이나 사소한 문제로 도로에 멈췄을 때 이를 직접 해결하는 역할을 맡은 사람들이 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로스앤젤레스(LA)에서 실제로 웨이모 로보택시에 도움을 제공한 돈 애드킨스 씨의 사례를 소개했다. 애드킨스 씨는 이달 어느 날 밤 LA 선셋스트립 인근을 걷던 중 도움을 요청하는 음성을 들었고, 이를 따라가 보니 웨이모의 무인 재규어 차량이 깜빡이를 켠 채 “오른쪽 뒷문을 닫아달라”는 안내 음성을 반복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그냥 지나치려 했지만, 해당 차량 뒤에 정차한 다른 차량들이 경적을 울리는 상황을 보고 도로로 나가 웨이모 차량의 뒷문을 직접 닫아줬다고 전했다.
WP는 이를 두고 “매주 LA와 샌프란시스코 등지에서 수천 명의 승객을 실어 나르는 웨이모 로보택시의 취약점을 보여주는 장면”이라며 “이 차량들은 운전자 없이 도심을 주행할 수 있지만, 운행을 마친 뒤 문이 완전히 닫히지 않으면 인간의 도움 없이는 움직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로보택시 이용객이 하차 과정에서 차문을 제대로 닫지 않거나 안전벨트가 끼는 등의 이유로 문이 완전히 닫히지 않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며, 이 경우 차량은 안전상 이유로 그대로 멈춰 선다는 설명이다.
![[전자신문] 로보택시의 아킬레스건은 '차문'…“열린 문 닫아주면 24달러” 2 웨이모에 공급할 현대차 아이오닉 5 로보택시.](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5/12/26/news-p.v1.20251226.c0914f6d83d34e48a27fea28b47d6653_P1.jpg)
LA 잉글우드에서 견인업체를 운영하는 세사르 마렌코 씨는 웨이모 로보택시의 문을 닫아주는 작업을 정기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그는 최근 안전벨트가 끼어 열린 채 멈춰 선 웨이모 차량의 문을 닫아주는 모습을 틱톡에 공개했고, 해당 영상은 조회 수 40만 회를 넘기며 화제가 됐다.
마렌코 씨는 WP와의 인터뷰에서 “열린 차문을 닫아주거나, 충전소에 제때 도착하지 못해 전원이 꺼진 차량을 견인하는 작업 등을 매주 최대 세 건 정도 맡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LA 지역 견인업체 운영자인 에반젤리카 쿠에바스 씨는 문 닫기 작업으로 건당 22∼24달러, 차량 견인에는 60∼80달러를 받는다고 밝혔다. 다만 연료비와 인건비를 고려하면 항상 수익이 남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WP는 이러한 사례가 자동화 기술이 발전할수록 그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새로운 형태의 인간 일자리가 등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반면 로보택시를 운영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해결해야 할 비용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카네기멜런대 공학 교수로 약 30년간 자율주행차를 연구해온 필립 쿠프먼은 “인간에게 차량 회수와 문 닫기 작업을 맡기는 것은 웨이모에 상당히 비싼 일”이라며, 회사가 규모를 확대해 우버·리프트와 경쟁하려면 이런 비용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UCLA 행동경제학 교수 키스 첸은 우버와 리프트 운전자들을 활용해 도로 위에 멈춰 선 웨이모 차량의 간단한 문제를 처리하게 하는 방식도 비용 절감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다만 웨이모는 현재 중국 업체 지커가 제작한 차세대 맞춤형 로보택시를 샌프란시스코에서 시험 중이며, 이 차량은 슬라이드 방식의 자동 도어를 적용해 이러한 문제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WP는 전했다.
김명선 기자 km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