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명태균 “김영선 前 의원이 오세훈을 그렇게 도와줬는데”…’연애편지’ 언급도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23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2025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오세훈 서울시장. 연합뉴스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23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2025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오세훈 서울시장. 연합뉴스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국정감사에 출석해 오세훈 서울시장과 대면했다. 명씨는 김영선 전 의원의 부탁으로 오 시장의 선거를 도왔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 소속 다른 정치인의 이름이 언급되거나 ‘연애편지’라는 단어가 나오기도 했다. 오 시장은 대질신문을 이유로 답변을 거부하다가 결국 선거 과정에서 명씨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명씨는 23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 대상 국정감사에서 “김영선 전 의원이 나와 대질신문을 받는다. (그때) 내가 내 손으로 오세훈이를 잡아넣는구나 하면서 운 사람이 김영선”이라고 말했다.

일반 증인 자격으로 이날 국감에 출석한 명씨는 냉탕과 온탕을 오가며 다양한 발언을 남겼다. 특히 명씨는 김 전 의원과 오 시장의 관계를 알고 있다는 듯한 뉘앙스였다. 이는 당시 명씨는 오 시장의 선거를 도울 생각이 없었지만 김 전 의원의 부탁으로 그를 도왔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해석된다.

또 오 시장 측이 당시 서울시장 경쟁자였던 나경원 의원을 이기는 여론조사를 요청했다는 취지의 증언도 있었다.

오 시장은 지난 2011년 무상급식 시행 관련 주민투표 결과의 책임을 지고 서울시장에서 물러난 뒤 약 10년여 동안의 야인 생활을 거쳐 지난 2021년 4·7 서울시장 재·보궐선거를 통해 정계로 복귀한 바 있다.

명씨는 “마포 청국장집에서의 만남을 빼면 김영선 전 의원이 다 있었다”면서“저 분(오세훈 시장)은 여론조사를 안 해봐서 무슨 말인지 모른다. 본인이 왜 (총선에서) 고민정한테 진지도 모른다”면서 “오 시장은 (서울시장 도전) 당시 경선도 통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김종인 전 비생대책위원장을) 내가 설득시켰다. 그때 나경원은 구조상 안철수를 이길 수가 없었다”면서 “김영선은 오세훈을 위해서 어떻게 한 줄 아나”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김 전 의원은 결혼을 안 했다. 골드미스다. 검찰이 나한테 제시한 게 뭔질 아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또 “김 전 의원이 (오 시장에게) 뭘 보냈는지 얘기해 보라”면서 “난 오세훈 시장과 오랜관계가 아니다. 김영선이 계속 문자를 보낸다. 연애편지가 나온다. 그 골드미스가, 오세훈이를 (서울시장으로) 만들려고 그렇게 도와줬는데”라며 오 시장을 향한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오 시장 측이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아파트를 사주겠다고 약속했다는 취지의 발언도 나왔다. 명씨는 “집사람이 어제 오세훈이한테 아파트 키를 받아오라고 했다”면서 “아파트를 안 사줬다. 누가 거짓말쟁이인가”라고 반문했다.

질의 과정에서 장동혁 대표와 이장우 대전시장 등 다른 국민의힘 정치인들의 이름이 언급되기도 했다.

명씨는 이 시장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관계를 묻는 박정현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정진석·권성동과 관계가 있다. 이 시장은 김건희 여사를 만날 수 있는 상황이 안 된다”고 했다.

또 “장동혁 대표가 거기(대전에서 총선) 나와서 낙선했던 거 아닌가. 그런데 재·보궐 선거에서 국회의원 공천을 받았다”면서 “국민의힘은 자신 있으면 얼마든지 물어보라. 다 얘기하겠다”고 했다.

명씨는 문제가 된 여론조사는 자신의 회사가 아니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명씨는 “(여론조사) 비용과는 상관이 없다. 여론조사는 내 회사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반면에 오세훈 시장은 국감 초반 다음 달 8일로 예정된 대질신문을 이유로 답변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오 시장은 “검찰에 강력하게 요청했던 것이 명씨와의 대질신문”이라며 “밝히고 싶은 게 많다. 미리 밑천을 이용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사실관계에 대한 답변을 자제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나 이후 증언대에 선 명씨가 다양한 발언을 쏟아내자 결국 명씨와의 관계를 부정하는 발언을 남겼다.

오 시장은 “선거에 도움받은 것 없다. 명씨 측이 주장하는 열 두 번의 미공표 여론조사는 우리에게 들어온 적도 없고 선거전략을 짜는 데 활용한 바도 없다”면서 명씨와의 관계를 부인했다.

그러자 명씨는 “답변을 안 할 줄 알았다. (오 시장이) 위증했다”면서 “내가 얘기해 봐야 입증을 못 하면 진술에 신뢰성이 없더라. 구속이 돼 보니 증인을 세울 수 있고, 문자를 주고받은 게 있다. 그게(오 시장과의 만남이) 7번”이라고 했다.

이후 “세상에 (오 시장이) 나를 어떻게 고발을 하나. 배은망덕도 유분수”라며 “금수만도 못하다. (내가) 무슨 사기를 쳤나. 내가 이득 본 게 있나”라고 말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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