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무슨 이런 동물이 다 있어”… 오리너구리, 조류 색소 특징까지 가졌다

오리너구리. 사진=Yarra Ranges Tourism / 플리커
오리너구리. 사진=Yarra Ranges Tourism / 플리커
오리의 부리와 비버의 꼬리를 가지고, 파충류처럼 알을 낳고, 뱀처럼 발톱에 독이 있는 독특한 동물 오리너구리가 조류의 전유물로 여겨진 특이한 세포 구조까지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19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벨기에 겐트 대학교 생물학자 제시카 리 도브슨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오리너구리가 포유류 중 유일하게 속이 빈 ‘멜라노좀’ 구조를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며 관련 논문을 전날 국제학술지 ‘바이올로지스 레터스’에 게재했다.

멜라노좀은 멜라닌 색소를 담고 있는 세포 내 미세 구조로, 척추동물의 피부와 털, 깃털의 색상을 결정하고 자외선 차단 및 체온 조절을 돕는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포유류의 멜라노좀은 내부가 꽉 찬 고체 형태인 반면, 조류의 경우 멜라노좀 내부가 비어 있거나 납작한 구조를 띠어 빛과 상호작용을 극대화한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많은 조류가 화려한 깃털 색깔을 가질 수 있다.

금강앵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금강앵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러나 짙은 갈색의 털을 가진 오리너구리에게서 속이 빈 멜로노좀 구조가 확인됐다. 연구팀은 유대류, 설치류, 영장류 등 다른 포유류들을 전수 조사했으나, 이 같은 구조는 오직 오리너구리에게서만 확인됐다고 밝혔다.

도브슨 박사는 “오리너구리의 멜라노좀은 대부분 구형으로 이론상 붉은색이나 오렌지색을 띠어야 하지만, 실제 오리너구리는 짙은 갈색을 띤다”며 “속이 빈 멜라노좀이 털 내부에 무작위로 흩어져 있어 새처럼 무지개색을 내지는 않지만, 포유류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발견”이라고 말했다.

1799년 공개된 오리너구리 삽화. 사진=biodiversitylibrary / 위키미디어커먼즈
1799년 공개된 오리너구리 삽화. 사진=biodiversitylibrary / 위키미디어커먼즈
도브슨 박사는 “조상이 수생 동물이었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물 속 생활에서 체온을 유지하는 단열재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하면서도 “다만 다른 수중 포유류에서는 이런 특징이 나타나지 않는 점이 의문”이라며 추가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오리너구리는 생물학적으로 매우 독특한 동물이다. 1799년 호주의 박제 표본이 처음 유럽에 전해졌을 당시, 생물학자들은 오리 주둥이와 비버의 꼬리를 가진 독특한 생김새 때문에 여러 표본을 이어 붙인 것으로 의심하기도 했다.

실존하는 동물이라는 점이 밝혀졌지만, 이후에는 파충류나 조류처럼 알을 낳고, 수컷 뒷다리에 강력한 신경독을 분비하는 가시가 있는 등 희한한 특징으로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 외에도 새끼가 태어나면 젖을 먹여 키우지만 젖꼭지가 없어서 털 피부에서 젖이 분비되고, 부리의 전기 수용체로 물 속에서 사냥감이 내뿜는 전기 신호를 감지하고, 자외선(UV) 아래에서 형광색으로 빛나는 등 특이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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