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문화재가 사라진다”… 日 박물관 덮친 '종이 먹는 벌레' 1 고스트 실버피시(ghost silverfish). 사진=SCMP 캡쳐](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5/12/02/news-p.v1.20251202.3c7778462fa3400293fd3ed8d7380f84_P1.png)
28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고스트 실버피시(ghost silverfish)’로 알려진 이 해충이 일본 곳곳으로 번져 문화재 보존 전문가들에게 경고 신호가 켜졌다고 전했다.
이 벌레는 크기가 약 1cm 정도이며, 1910년 스리랑카에서 처음 보고됐다. 일본에서는 2022년에 처음 확인됐고, 해외 화물이나 관광객의 짐을 통해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19개 현의 여러 기관에서 이 해충의 흔적이 발견되고 있다.
일본에도 오래전부터 종이를 먹는 벌레는 존재했지만, ‘고스트 실버피시’는 유난히 빠른 증식 속도로 인해 새로운 위협으로 분류되고 있다.
한 전문가는 “기존에도 고서·고문서를 훼손하는 해충은 있었지만, 이 종은 퍼지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며 “대응이 늦어지면 피해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도쿄문화재연구소는 번식을 억제하기 위해 보존 환경의 온도를 20℃ 이하로 유지할 것을 권고했지만, 많은 유물 컬렉션이 20℃ 이상에서 보관돼야 하는 특성을 가진 경우가 많아 실제 적용에는 제약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구진은 전시 공간과 수장고의 집중 청소를 통해 섬유질 유기물·해충 사체 등 먹이가 되는 물질을 제거하고, 여름·가을 번식기에는 훈증 소독(fumigation)을 도입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연구소는 최근 독성 미끼 샘플을 무료로 배포하며 방제 작업을 지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 추세가 지속될 경우 일본의 기록 문화재가 장기간 타격을 받을 것이 확실하다며 국가 차원의 방제 매뉴얼과 대응 시스템을 신속히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츠지카와 아츠시 일본 문헌보존기관협회(AIJI) 회장은 “보존시설, 큐레이터, 기록 관리자 간의 정보 교류가 부족할 경우 피해 확산이 더 커질 수 있다”며 기관 간 협력 체계 구축을 촉구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