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진 삼성글로벌리서치 박사는 30일 민주당에서 주최한 ‘원화 스테이블코인 쟁점과 과제’ 국회토론회에서 스테이블코인이 금융시스템·산업·기업금융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진단했다.
전 박사는 “스테이블코인은 민간이 발행하는 ‘준통화’로서 금융시스템의 안정성과 통화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며 “규제 없이 민간 통화가 혼재될 경우 ‘화폐의 단일성’이 흔들릴 수 있고, 가격 연동이 깨지면 법정통화 가치와의 괴리로 금융 불안을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스테이블코인 발행 시 100% 준비금 보유, 외부감사, 자본금 규제를 병행하면 코인런(대량 인출) 리스크는 충분히 통제 가능하다”며 “스테이블코인은 중앙은행이 통제하지 않는 민간 통화이나 금리 인하·통화 완화 국면에서 오히려 정책 효과를 증폭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업이 스테이블코인으로 글로벌 거래를 실시간 처리하고, 금융데이터를 블록체인으로 투명하게 관리하는 등 다양한 영역에서 자동화 서비스가 확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승호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가 외환시장 불안 요인을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는 거주자가 달러 스테이블코인(USDT)을 취득하기 위해 달러를 해외로 송금해야 하지만,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도입되면 국내 보유 외화의 직접 유출 경로가 차단된다”며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글로벌 거래소에 상장돼 테더와 교환될 경우, 외자 유출 가능성이 오히려 완화된다”고 설명했다.
스테이블코인 법제화는 외환시장 정합성과 통화정책 신뢰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박사는 “개인 투자자들이 위기 상황에서 투기적 거래나 자본도피 목적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할 수 있다”며 “시장 혼란이 환율 변동성으로 전이될 수 있어 법정화폐 가치와 단일성을 유지하는 것이 정책적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박두호 기자 walnut_par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