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병원 다녀봤자 명확한 진단 못받아”… AI 찾는 만성질환자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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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시스템에서 병명을 찾지 못한 만성질환자들이 인공지능(AI) 챗봇을 이용해 치료법을 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2일 보도했다.

NYT는 지난해 가을부터 AI 챗봇을 의료용으로 이용하는 사용자들의 인터뷰를 분석한 결과 여러 진료과를 전전해도 명확한 진단을 받지 못한 여성들에게서 챗GPT, 클로드 등 챗봇에 의존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일례로 노스캐롤라이나주에 거주하는 마지 스미스(70) 씨는 심한 기침과 호흡곤란으로 여러 전문의를 찾았으나 병명을 알 수 없었다고 한다.

이에 스미스 씨는 챗봇 클로드에 증상을 넣고 장시간 대화했고, 롱 코비드(Long COVID)에 의한 자율신경 이상일 가능성을 인지했다. 참고로 롱 코비드는 코로나19 감염 후 최소 3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새로 나타나는 만성 질환을 말한다.

스미스 씨는 의료진이 AI를 수용할지 등을 고려해 진료를 예약하고 처방을 받았다. 그 덕에 현재는 증상이 관리 가능한 수준까지 회복하게 됐다.

물리치료사인 캐롤라인 개멀(31) 씨도 AI 덕에 건강을 회복했다. 그는 10대 시절부터 척추 경련과 골반 통증에 시달렸으나, 그간 병원에서는 불안증이나 섬유근육통이라는 진단만 반복해서 들었다.

개멀 씨는 물리치료사로서 가진 의학 지식을 바탕으로 챗GPT와 1만 2000단어가 넘는 심층 상담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챗봇이 제시한 ‘골반 정체 증후군’ 가능성을 확인했고, 수술을 받아 10년 넘게 이어진 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두 사람의 사례처럼 모든 AI 활용 사례가 성공적인 것은 아니다.

실제로는 만성피로증후군 환자에게 금기시되는 규칙적 운동을 권하거나, 검사 결과를 오독해 환자를 공포에 빠뜨리는 사례도 빈번하다. 존재하지 않는 연구 자료를 인용해 잘못된 정보를 사실처럼 말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이 AI에 의지하는 이유는 기존 의료 체계에 대한 불신 때문이다.

만성피로증후군을 앓고 있는 데보라 홀콤(62) 씨는 “챗GPT가 규칙적인 운동을 권했을 때 깜짝 놀랐지만, 일부 의사들 역시 같은 권고를 했다”고 말했다.

NYT는 “롱 코비드나 자가면역질환처럼 증상이 복잡하고 여러 진료과에 걸쳐 있는 질병의 경우, 전문의들이 자신의 분야에만 매몰돼 전체 그림을 보지 못하는 ‘사일로(Silo) 현상’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NYT는 “성공 사례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AI의 ‘환각(거짓 정보)’을 걸러낼 수 있는 높은 문해력을 가진 이들이었다”며, AI가 전문적인 의료 조언을 대체하기에는 여전히 한계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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