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불 꺼야 오래 산다”…야간 조명 밝을수록 심혈관 질환 위험 커져

자정 이후부터 해 뜨기 전까지 주변이 밝을수록 장기적으로 심장 기능 이상이나 뇌혈관 질환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
자정 이후부터 해 뜨기 전까지 주변이 밝을수록 장기적으로 심장 기능 이상이나 뇌혈관 질환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
자정 이후부터 해 뜨기 전까지 주변이 밝을수록 장기적으로 심장 기능 이상이나 뇌혈관 질환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4일(현지시간) 호주 플린더스대 대니얼 윈드레드 박사 연구팀은 미국의학협회 산하 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에 게재한 논문에서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등록자 약 8만8900명을 대상으로 한 장기 추적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는 평균 9년 반 동안 이뤄졌으며 야간 조도 수준과 심혈관 질환 발생률 사이의 통계적 관계를 평가했다.

분석 결과 자정 이후 강한 빛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사람일수록 심부전, 심근경색, 뇌졸중 등 주요 심혈관 질환 발병률이 유의미하게 높았다.

연구팀은 “심장 건강 관리 지침에 ‘야간 조명 최소화’ 항목을 추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야간 빛 노출은 생체리듬(일주기)을 교란시켜 신체의 회복 및 대사 과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야간에 노출되는 빛의 밝기와 심혈관 질환 위험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는 아직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참가자들은 손목에 조도 측정기를 착용해 1주일간 자정 30분부터 오전 6시까지의 평균 빛 강도를 기록했다. 이후 노출 수준에 따라 △0~50% (달빛 또는 암실 수준, 약 0.6럭스) △51~70% (희미한 조명, 약 2.5럭스) △71~90% (침실등 정도, 약 16럭스) △91~100% (TV나 휴대폰 불빛 수준, 약 105럭스) 등 네 구간으로 나눠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의 의료 기록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가장 밝은 구간에 속한 사람들은 가장 어두운 그룹보다 심부전 위험이 약 56%, 심근경색 47%, 관상동맥질환과 심방세동 각각 30%대, 뇌졸중 약 28% 더 높았다.

이러한 경향은 흡연, 음주, 운동량, 식습관, 수면시간, 사회경제 수준, 유전적 요인 등을 보정한 이후에도 일관되게 나타났다. 특히 여성의 경우 빛 노출이 심할수록 심장 질환 증가폭이 남성보다 더 컸고, 60세 이하에서는 고령층보다 심혈관 위험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연구팀은 “개인의 야간 빛 노출을 피하는 것이 건강한 식습관이나 규칙적인 운동, 금연·절주와 함께 새로운 심혈관 질환 예방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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