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빌 클린턴이 여성과 욕조에?…공개된 ‘엡스타인 파일’ 트럼프 아닌 클린턴 저격

공개된 엡스타인 파일 속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신원을 알 수 없는 한 여성과 욕조에 들어가 있는 모습. 사진=AP연합뉴스
공개된 엡스타인 파일 속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신원을 알 수 없는 한 여성과 욕조에 들어가 있는 모습. 사진=AP연합뉴스
미국 법무부가 미성년자 성착취범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 사건과 관련한 수사 자료 공개를 시작하면서 워싱턴 정가와 국제 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공개된 자료에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비롯한 유명 인사들의 사진이 다수 포함돼 파장이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는 19일(현지시간) 엡스타인 사건 수사 문건 일부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달 미 의회를 통과한 ‘엡스타인 자료 공개 의무화법’에 따른 것으로, 법무부는 법 제정 이후 30일 이내 공개해야 하는 시한에 맞춰 자료 공개를 개시했다.

다만 이날 공개된 자료는 전체가 아닌 일부에 불과하다. 토드 블랜치 법무부 부장관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피해자 신원 보호를 위한 검토 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향후 2주 동안 나머지 자료를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법무부가 보유한 엡스타인 관련 수사 문건은 수십만 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한 여성의 허리를 팔로 감싸고 앉아 있는 모습. 사진=AP연합뉴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한 여성의 허리를 팔로 감싸고 앉아 있는 모습. 사진=AP연합뉴스
이번에 공개된 자료에는 엡스타인과 교류했던 것으로 알려진 유명 인사와 정치인들의 사진이 다수 포함됐다. 팝스타 마이클 잭슨,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 배우 케빈 스페이시,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 빌 게이츠 등의 모습이 확인됐으며, 특히 민주당 출신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사진이 다수 포함된 점이 눈길을 끌었다.

공개 자료 중에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 욕조에서 한 여성과 함께 있는 장면도 포함됐다. 해당 여성의 얼굴은 검은색으로 가려졌으며, 법무부는 엡스타인의 성범죄 피해자라고 설명했다. 공화당은 그동안 클린턴 전 대통령과 엡스타인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문제 삼아 왔다.

반면 엡스타인과 친밀한 교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된 자료는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개된 문서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가 엡스타인의 전 연인이자 성범죄 공범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길레인 맥스웰과 함께 찍은 사진이 포함돼 있으나, 블룸버그는 초기 검토 결과 트럼프 대통령 관련 자료는 제한적인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클린턴 전 대통령 측은 “이번 자료 공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쏠릴 수 있는 관심을 분산시키기 위한 국면 전환용”이라고 반발했다. 민주당 역시 법이 엡스타인 수사 자료의 전면 공개를 명시하고 있음에도 일부 자료만 단계적으로 공개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엡스타인의 이른바 ‘성 접대 명단’이 존재하며, 여기에 유력 정치인과 재계 인사들이 포함돼 있을 것이라는 의혹이 수년간 제기돼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엡스타인과 교류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성범죄에 연루된 적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 억만장자였던 엡스타인은 미성년자 성착취 혐의로 2019년 구속됐다가 뉴욕 구치소에서 사망했다. 그의 공범인 길레인 맥스웰은 2022년 징역 20년형을 선고받아 현재 복역 중이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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