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사기꾼들에 무조건 ‘매’ 든다… 싱가포르, 스캠에 태형 의무화

싱가포르 태형 시범 이미지. 사진=유튜브(3sanbo) 캡처
싱가포르 태형 시범 이미지. 사진=유튜브(3sanbo) 캡처
최근 캄보디아·미얀마 등 동남아를 근거지로 한 보이스피싱과 로맨스 스캠(연애 빙자 사기) 등 사기 범죄가 기승을 부리자 싱가포르 정부가 사기 범죄 근절을 위해 태형을 의무적으로 부과하기로 했다.

싱가포르 일간 스트레이츠타임스 등에 따르면 지난 4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의회는 사기 범죄에 태형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포함한 형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앞으로 싱가포르에서 사기를 주도한 조직원과 피해자 모집책 등 사기 조직 일당은 범죄 심각성에 따라 최소 6대에서 최대 24대의 태형을 받게 된다. 또 은행계좌·SIM카드·자격증명 제공 등 자금 운반책 역시 최대 12대의 태형을 받을 수 있다.

심 앤 싱가포르 내무부 차관은 의회에서 경찰 자료를 인용해 “사기는 오늘날 싱가포르에서 가장 만연한 범죄 유형“이라며 “신고된 전체 범죄의 60%를 차지한다”고 개정안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싱가포르 경찰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사기 피해 신고는 약 19만 건, 피해액은 약 37억 싱가포르달러(약 4조8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는 약 11억 싱가포르달러(약 1조2천100억원)로 역대 최대 피해액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싱가포르 정부는 태형을 의무적으로 부과하는 등 강력 대응으로 사기 피해 근절하겠다는 입장이다.

싱가포르는 19세기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았을 당시 도입한 사법적 태형을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인권 침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당국은 단계적 폐지 대신 성폭행·마약 밀매 등 혐의에 이를 의무적으로 적용하는 등 태형 집행을 강화하고 있다.

태형은 긴 등나무 막대기로 이뤄진다. 범죄자들은 바지를 벗고 교도소 외딴 곳에서 나무 받침대에 묶인 채 매를 맞게 된다. 이 때 태형 집행자는 무술 유단자로 도움닫기까지 하며 매를 휘두른다. 수감자는 두세대만 맞아도 피부가 찢어진다고 설명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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