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사망자 111명’ 美 텍사스 홍수, 인명피해 0명 마을은 ‘이것’ 달랐다

미국 텍사스주 컴포트 지역에 설치된 재난 경보 사이렌. 사진=Table Rock Alerting Systems/뉴욕포스트 캡처
미국 텍사스주 컴포트 지역에 설치된 재난 경보 사이렌. 사진=Table Rock Alerting Systems/뉴욕포스트 캡처
최근 발생한 미국 텍사스주 홍수로 수백명이 실종되고 사망한 가운데, 피해 지역과 인접한 마을은 지난해 경보 시스템을 신설해 인명 피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8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지난 4일 텍사스주 중부 커 카운티를 덮친 폭우 피해로 현재까지 111명이 사망하고 172명이 실종 상태다. 희생자 가운데는 이 지역 ‘캠프 미스틱’에 참가한 여아 등 어린이 30명도 포함됐다.

지난 4일 텍사스주 중부 내륙 산지인 커 카운티에서 샌안토니오 쪽으로 흐르는 과달루페 강 일대에는 단시간 쏟아진 집중 호우로 강물이 범람해 대규모 홍수가 발생했다.

5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컴포트 드론 촬영 이미지.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5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컴포트 드론 촬영 이미지.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힐 컨트리는 ‘돌발 홍수 골목’이라고 불린다. 이 곳에 폭우가 쏟아지면 언덕 사이로 물이 빠르게 모여 단숨에 과달루페강 수위를 높이기 때문이다. 이는 곧, 별명을 붙일 만큼 홍수의 위험성이 높은 지역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이에 커 카운티와 맞댄 컴포트 지역은 지난해 경보 사이렌을 새롭게 도입했다. 이 지역 또한 과달루페강 하류에서 약 32km 떨어져 있어 홍수 발생시 침수되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컴포트 소방서는 페이스북을 통해 경보용 사이렌 추가 설치를 알리고, 기존 사이렌보다 더 큰 소리를 내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위험을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홍수 경보가 발령된 뒤 특정 수위에 도달하면 사이렌이 자동으로 3분 동안 울리게 된다.

컴포트 자원봉사 소방서의 부소방서장 대니 모랄레스는 NBC에 “사람들은 사이렌 소리를 들으면 즉시 대피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커 카운티 역시 지난 2016년부터 사이렌을 포함한 경보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자는 제안이 있었다.

하지만 예산 문제와 소음 피해 우려라는 반대 의견에 부딪혀 실현되지 못했다. 관련 회의록에 따르면 한 공무원은 강화된 경보 시스템을 “커 카운티에서는 사치스러운 시스템”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사이렌 한 대를 추가 설치하는 데 약 100만 달러(약 14억원)의 비용이 든다. 처음 경보 시스템을 제안한 톰 모저 전 커 카운티 위원은 “카운티가 자체적으로 실행한 자금이 부족해 연방 비상 관리 기관에 재난 구호 보조금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결국 커 카운티는 사이렌을 울려 마을사람에게 경고하는 대신, 홍수 발생 사실을 상류에서 하류로 ‘입소문’으로 전하는 시스템에 의존해야 했다. 전문가들이 이번 사고에서 경보 문제를 지적하는 이유다.

뉴욕주 기상 위험 커뮤니케이션 센터 소장인 닉 바실은 “위험한 날씨에 대한 데이터가 더 많아졌다고 해서 불평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며 시스템 부재에 아쉬움을 전했다.

텍사스주를 대표하는 테드 크루즈 연방 상원의원 역시 “우리가 그때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대피했을 것이라는 데 모두가 동의할 것”이라며 “특히 가장 취약한 지역에 있는 사람들, 즉 물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던 어린아이들을 더 높은 지대로 데려갔을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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