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살해 위협 받았다”… 독일 극우 활동가, 미국에 망명 신청

독일 극우 활동가 나오미 자입트. 사진=엑스(@SeibtNaomi) 캡처
독일 극우 활동가 나오미 자입트. 사진=엑스(@SeibtNaomi) 캡처
독일의 유명 극우 활동가가 정치적 신념으로 자국에서 박해를 받고 있다며 미국에 망명을 신청했다.

9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극우 독일대안당(AfD)을 지지하는 인플루언서 나오미 자입트(25)는 지난 가을부터 미국 워싱턴DC에서 거주하고 있으며 최근 미국 망명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정치적 견해로 인해 독일에서 박해를 받고 있다며 “정보 감시 대상이자 국영 언론의 명예훼손 표적이 됐다. 파시즘에 반대하는 ‘안티파’로부터 살인 위협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독일 국내 정보기관이 자신의 활동을 추적한 내용을 담은 서한을 공개하고 “이 서한이 망명을 신청하게 된 계기”라고 설명했다.

자입트는 지난 2020년 10대 시절 보수 성향 싱크탱크에 채용돼 유명세를 얻은 젊은 극우 인플루언서다. 엑스(X·옛 트위터) 팔로워는 45만9000명, 유튜브는 11만2000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도 정기적으로 연락을 취하는 사이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독일 연방 선거를 앞두고 머스크 CEO와 AfD 공동 대표인 앨리스 바이델의 라이브 채팅을 주선하기도 했다. 이 외에 스웨덴의 사회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발언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자신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하에서 정치적 박해로 인해 망명을 신청한 최초의 독일인’이라고 일컬으며, 독일과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잇는 다리라고 표현했다.

자입트의 망명 신청은 트럼프 행정부가 ‘남아프리카공화국 백인 난민’과 ‘온라인에서 정치적 견해를 표현해 표적이 된 유럽인’을 우선적으로 보호할 계획이라고 시사한 가운데 나왔다.

망명은 사법 제도가 제대로 실행되지 않는 나라에서 전쟁이나 독재정권을 피해 달아나고자 하는 이들이 이용하는 제도로, 자입트처럼 부유한 서구 민주주의 국가 출신의 미국 망명 신청은 이례적이다.

미국 망명법은 인종, 종교, 국적, 정치적 견해 등을 근거로 한 ‘박해에 대한 정당한 두려움’을 요구한다. 전문가들은 자입트의 망명 신청에 대해 회의적으로 보고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난민 정책 변화에 따라 신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도 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구체적인 내용이나 첨부파일은 아래 [전자신문] 사이트의 글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