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상반기에만 2100조 쏠렸다…코인 거래소, 24시간 美 주식 베팅판으로 변신 1 상반기에만 2100조 쏠렸다…코인 거래소, 24시간 美 주식 베팅판으로 변신](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6/06/06/news-p.v1.20260606.70400a64222c41ac9b36549e7e8b50ac_P1.jpg)
가상자산 정보업체 코인게코와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 MEXC가 공동 발간한 ‘거래소의 전통자산 거래 재편 보고서 2026’에 따르면 바이낸스, OKX, 바이비트, 비트겟, 게이트, MEXC 등 6개 거래소의 전통자산 연계 상품 거래대금은 올해 상반기 1조4500억달러(한화 약 2100조원)를 넘어섰다. 지난해 전체 거래대금 1354억7000만달러의 10배를 웃도는 규모다.
지난 6월 기준 전체 거래대금 가운데 무기한선물은 3873억9000만달러로 98.5%를 차지했다. 토큰화 주식 등 현물형 상품 거래대금은 57억5000만달러로 1.5%에 그쳤다.
무기한선물은 만기가 없는 파생상품이다. 투자자는 실제 주식이나 금을 사지 않고 해당 자산의 가격 상승과 하락에 베팅한다. 적은 증거금으로 더 큰 금액을 거래할 수 있지만, 가격이 예상과 반대로 움직이면 손실이 커지고 포지션이 강제로 청산될 수 있다.
실제 주식을 보유하는 것도 아니다. 주주로서 의결권이나 직접적인 배당청구권이 없다. 거래소가 산출하는 지수가격과 청산 기준에 따라 손익이 결정된다. 가상자산거래소가 증권사처럼 주식을 유통하기보다 정규시장 밖에서 주가 변동성을 거래하는 별도의 파생시장을 키우고 있는 셈이다.
시장 확대는 미국 주식 연계 상품이 주도했다. 미국 주식 연계 상품의 월간 거래대금은 지난 5월 434억달러에서 6월 1898억4000만달러로 한 달 만에 337.4% 증가했다. 같은 달 ‘금과 은’ 같은 귀금속 연계 상품 거래대금 1225억9000만달러를 처음 넘어섰다.
보고서는 마이크론과 샌디스크 등 반도체 관련 종목의 가격 변동성과 스페이스X 기업공개 기대가 거래 증가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비트코인과 알트코인뿐 아니라 인공지능(AI), 반도체, 우주산업 등 주식시장의 투자 테마까지 같은 방식으로 거래하기 시작한 것이다.
거래 증가가 단기 매매에만 그치지는 않았다. 조사 대상 거래소의 전통자산 연계 무기한선물 미결제약정은 지난해 초 6000만달러에서 올해 6월 말 46억7000만달러로 77배 늘었다. 미결제약정은 거래 후 아직 청산되지 않은 계약 규모로, 투자자들이 주식과 금 가격에 대한 포지션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 주식 연계 상품의 미결제약정은 6월 말 20억1000만달러로 전체의 43.1%를 차지했다. 귀금속 상품은 16억9000만달러로 36.2%였다. 거래대금뿐 아니라 유지되는 투자 포지션에서도 미국 주식이 금을 앞서면서, 가상자산거래소의 전통자산 파생시장이 주식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주식 연계 상품은 미국 증시를 넘어 한국 주식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글로벌 거래소들은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등의 주가를 추종하는 무기한선물을 잇달아 출시했다.
해외 투자자는 한국 증권계좌를 개설하거나 원화로 환전하지 않고도 스테이블코인인 테더(USDT)를 담보로 국내 대표 종목의 가격 상승과 하락에 투자할 수 있다. 한국거래소가 문을 닫은 야간과 주말에도 24시간 거래가 이어진다.
가상자산 투자자는 주식까지 거래하기 시작했고, 기존 주식 투자자도 가상자산거래소를 이용하면서 투자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코인게코는 “가상자산거래소에서 전통자산을 거래하려는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이는 단기적인 투자 행태의 변화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