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서울-로슈 데모데이]AI 진단 미래 주역 한자리…글로벌 기업 손잡고 성장판 연다

질병 진단 영역에서 디지털전환을 선도할 바이오헬스 스타트업이 한자리에 모였다. 인공지능(AI)부터 디지털트윈 등 첨단IT를 활용, 질병 진단에서 예측까지 진단 검사 분야 혁신 전략을 공유했다. 의료AI 기업인 탈로스는 서울바이오허브, 글로벌 진단기업 로슈진단이 선정하는 지원 대상 기업으로 뽑혀 글로벌 시장 진출 발판을 마련했다.

스타트업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데이터활용·시장진입 등 규제 개선과 함께 로슈진단과 같은 글로벌 기업과 협업이 필수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특히 글로벌 기업과 협업을 위해선 해당 기업의 전략과 포트폴리오, 필요 기술 등을 철저히 분석해 맞춤형 제안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왔다.

2025 서울-로슈진단 스타트업 스프린트 데모데이가 10일 서울 동대문구 서울바이오허브 글로벌센터에서 열렸다. 행사에 참석한 참관객들이 스타트업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2025 서울-로슈진단 스타트업 스프린트 데모데이가 10일 서울 동대문구 서울바이오허브 글로벌센터에서 열렸다. 행사에 참석한 참관객들이 스타트업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韓스타트업, 해외진출 교두보

10일 서울바이오허브 글로벌센터에선 ‘2025 서울-로슈진단 스타트업 스프린트 데모데이’가 개최됐다.

행사는 바이오·의료 분야 기술성과 사업성을 갖춘 창업기업을 발굴하고, 로슈진단과 공동 사업 개발 기회를 제공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돕는 게 목적이다. 서울특별시와 로슈진단이 주최하고, 서울바이오허브가 주관했다.

약 한 달간 접수를 받고, 심사를 통해 6개 기업을 선발했다. 각 기업은 주요 전략과 핵심 기술, 사업화 계획 등을 발표했다. 기업들은 △혈액 기반 알고리즘 △스마트 검사실 △디지털병리학 △디지털 PCR △검사의학 분야 약물동태학 보고서 등 모집 분야에 맞춰 기술력을 뽐내며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AI 기반 중증질환 예측 서비스를 소개한 탈로스는 19대1의 경쟁을 뚫고 최종 지원 대상 기업에 선정됐다. 이 회사는 연구지원금 3000만원과 서울바이오허브 1년 입주 기회를 받는다. 로슈진단 전문가와 파트너링과 글로벌 네트워크 연계 기회도 주어진다.

김택균 탈로스 대표는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기회를 얻은 것 같아 기쁘다”면서 “창업하면서 했던 목표들이 하나씩 이뤄지는 것 같아 의미가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행사는 국내 바이오헬스 스타트업이 서울바이오허브와 로슈진단 지원 아래 사업화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 진출까지 도모하는 디딤돌이 되고 있다. 특히 우리가 강점을 가진 AI를 활용해 진단 영역 디지털전환을 촉진할 기술 발굴이라는 효과까지 거두고 있다.

실제 지난해 수상 기업인 세븐포인트원은 AI 기반 치매 스크리닝 솔루션을 개발, 미국 식품의약국(FDA) 2등급 의료기기 허가를 완료하며 수출까지 성공했다. 행사 이후 15억원의 투자를 유치했고, 현재 글로벌 투자자와 후속 투자도 논의 중이다. 국내에선 치매안심센터 공식 채택과 식품의약품안전처 확증임상 승인 등 국내외에서 큰 성과를 내고 있다.

2025 서울-로슈진단 스타트업 스프린트 데모데이가 10일 서울 동대문구 서울바이오허브 글로벌센터에서 열렸다. 우승은 주식회사 탈로스가 차지했다. 김형주 로슈진단 APAC 전무가 김택균 탈로스 대표에게 우승 팻말 전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2025 서울-로슈진단 스타트업 스프린트 데모데이가 10일 서울 동대문구 서울바이오허브 글로벌센터에서 열렸다. 우승은 주식회사 탈로스가 차지했다. 김형주 로슈진단 APAC 전무가 김택균 탈로스 대표에게 우승 팻말 전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기술·실행력 우수…규제·전략 개선 필요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진단 영역 스타트업의 기술력이 세계 수준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강력한 실행력까지 겸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잠재력은 풍부하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다만 글로벌 기업과 협업 혹은 시장 판매를 위해선 고객 요구사항을 파악하고, 이를 개발과정에 녹여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김형주 로슈진단 APAC 전무는 “전 세계 다양한 스타트업과 만나 봤지만 한국만큼 실행력이 강한 기업은 드물다”면서도 “다만 보유한 기술이 어떤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이 더 필요하며, 글로벌 기업과 협업 과정에서도 어떤 기술을 원하는지를 면밀히 분석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주연 카카오벤처스 선임심사역도 “최근 빠르게 확산 중인 AI 진단기기가 성공하기 위해선 기술적 완성도와 임상적 검증 등이 선행돼야 한다”면서 “이와 함께 이 기술이 병원에서 쓰일 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도입을 위한 충분한 협상력을 가진지도 반드시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기술 개발을 위한 핵심 도구인 데이터 관련해선 활용 규제 개선과 시장 진입을 촉진할 제도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김명관 차의과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연구교수는 “현재 의료데이터 거래소가 운영되고 있지만 가명 데이터 등 거래가 불가한 게 많아 제대로 활용되고 있지 못하다”면서 “의료 데이터 특수성을 고려한 가치평가도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은 만큼 의료 데이터 표준화와 합리적인 가치평가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소연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는 “현재 혁신의료 기기나 기술은 개인정보보호법과 같은 의료데이터 규제와 전자의무기록(EMR)의 폐쇄적, 비표준화, 시장 진입 전 대규모 임상시험 불가 등 활성화를 가로막는 규제가 많다”면서 “정부의 규제 개선과 함께 기업도 해외로 나가 임상시험을 진행하거나 글로벌 기업과 기술개발, 허가 과정에서 협업을 시도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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