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술 없인 하루도 못 살아” …얼굴 문신 여인들의 특별한 문화

중국 소수민족 두룽족의 특별한 문화
성인식으로 얼굴 전체-턱에 문신
농작물 수확량 절반 술 제조에 사용
물 대신 술을 마시는 일도 흔해
얼굴에 문신을 새기고, 물 대신 술을 마시는 독특한 전통을 가진 중국의 소수민족 두룽족 여성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중국 시나닷컴〉
얼굴에 문신을 새기고, 물 대신 술을 마시는 독특한 전통을 가진 중국의 소수민족 두룽족 여성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중국 시나닷컴〉
중국 윈난성 두룽강 유역에 사는 소수민족 ‘두룽족’ 여성들이 얼굴에 문신을 새기고 물 대신 술을 마시는 독특한 전통으로 주목받고 있다.

30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중국 내 56개 민족 중 하나인 두룽족(인구 약 7,000명)이 고유한 생활방식과 풍습으로 세계인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두룽족 여성의 얼굴 문신 풍습은 원나라 시기부터 이어져 왔다. 소녀들이 12~13세가 되면 성인식을 의미하는 문신 의식을 치르는데, 가시 바늘로 이마·볼·턱 등에 숯이나 고사리즙을 새겨 넣는다.

이 과정은 하루 종일 지속되며 극심한 통증과 부기를 동반한다. 문양은 주로 거미·꽃·나비 등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청록색 무늬로, 상류 지역 여성은 얼굴 전체에, 하류 지역 여성은 턱 부위에만 문신을 새긴다.

가장 널리 알려진 이유는 여성을 ‘덜 매력적으로 보여 납치를 막기 위해서’라는 전통적 믿음 때문이다. 동시에 성년을 상징하고, 문신을 한 여성만 결혼이 가능하다는 사회적 규범도 있었다.

그러나 1950년대 정부의 금지 정책 이후 이러한 풍습은 급속히 사라졌고, 현재 얼굴 문신을 가진 여성은 20명도 채 남지 않았다. 대부분 75세 이상이다.

술 또한 두룽족 문화의 핵심이다. 그들은 매년 수확물의 절반을 술 제조에 사용하며, 결혼식에서는 여성들이 모든 손님과 함께 술을 나누고 만취한 채 신랑과 함께 집으로 돌아가는 풍습이 있다.



중국 내 56개 민족 중 하나인 두룽족 여인들.
중국 내 56개 민족 중 하나인 두룽족 여인들.
대나무 통에 빚은 두룽족의 술은 향긋하고 달콤하며 도수가 낮아 어린이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있다.

이들에게 술은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몸을 상쾌하게 하고 힘을 북돋는 신성한 물’로 여겨진다.

축제나 손님 맞이 자리에서는 서로의 얼굴을 마주하고 술을 나누며 충성심과 우정을 확인한다.

두룽족은 닭고기·벌 유충·쥐고기를 볶아 알코올과 함께 끓여 만든 ‘샤라(Xiala)’라는 독특한 고기 기반 술도 즐긴다.

이처럼 그들의 술과 문신 문화는 오랜 세월 이어온 정체성의 상징으로, 사라져가는 전통의 마지막 세대가 역사의 흔적으로 남아 있다.

김명선 기자 km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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