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아헨 지방법원은 44세 전직 간호사 A씨에게 살인 10건과 살인미수 27건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판결했다. 법원은 이와 함께 A씨가 의료 관련 기관에서 다시 일하지 못하도록 영구적인 취업 제한 명령도 내렸다.
공소장에 따르면 A씨는 2023년 12월부터 2024년 5월 사이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뷔르젤렌의 한 병원에서 근무하며 고령의 환자들에게 진정제와 마취제, 진통제 등을 과다하게 투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 결과 일부 환자들이 심정지로 사망했다. 특히 사용된 약물 중에는 미국에서 사형수에게 주입하는 것으로 알려진 ‘미다졸람(Midazolam)’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A씨가 간호사라는 직업에 불만을 느끼고 있었으며 특히 야간 근무 중 일을 줄이기 위해 환자들을 깊은 수면 상태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 측은 “피해자들은 이미 중증 질환을 앓고 있었고, 약물 투여가 직접적인 사망 원인으로 단정될 수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A씨는 법정에서 “잠이 최고의 치료라고 생각했다. 환자들을 편히 쉬게 하려는 의도였으며 약이 그렇게 위험할 줄 몰랐다”고 진술했다.
독일에서는 의료인에 의한 유사 사건이 반복적으로 발생해 사회적 충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에도 가정 방문 치료 중 진통제 투여로 15명을 숨지게 한 의사가 기소됐으며 2000년~2005년 사이에는 간호사 닐스 회겔이 최소 85명을 살해한 사건이 ‘전후 독일 최악의 의료 연쇄살인’으로 기록된 바 있다.
검찰은 현재 A씨가 과거 근무했던 다른 병원에서도 비슷한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을 두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