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얼어붙은 호수 위 걷는 도롱뇽…영하권에도 얼지 않게 몸을 ‘과냉각’?

푸른점도롱뇽. 사진=indiana herp atlas
푸른점도롱뇽. 사진=indiana herp atlas
일부 도롱뇽이 매우 추운 날씨에서도 마치 부동액처럼 몸을 과냉각시켜 활동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4일(현지시간) 미국 NPR에 따르면 캐나다 알곤킨 주립공원 연구팀은 호수가 얼어붙은 날씨 속에서도 육지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는 푸른점도롱뇽을 관측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캐나다 동물학 저널'(Canadian Journal of Zoology)에 게재했다.

푸른점도롱뇽은 미국 북동부, 오대호 지역, 캐나다 온타리오주 및 퀘벡주에 서식하는 도롱뇽이다. 이름처럼 검은색 피부에 파란색 점이 박혀 있고, 몸길이는 10~14cm 정도다.

당초 이 도롱뇽은 추운 겨울에는 땅속에서 지내며 이른 봄이 되면 물가로 나와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눈 위를 걷는 모습이 종종 관찰되기는 했지만, 기온이 일시적으로 따뜻해졌을 때 나온다고 여겨졌다.

푸른점도롱뇽. 사진=IronChris/위키피디아
푸른점도롱뇽. 사진=IronChris/위키피디아
그러나 공원 연구팀이 최근 푸른점도롱뇽을 관측한 날은 아주 추운날이었다. 호수가 얼어 있을 정도의 강추위 속에서도 도롱뇽은 축축한 피부를 유지한 채 움직였다.

당시 연구팀은 열화상 카메라를 가지고 있어 재빨리 도롱뇽 촬영했다. 그 결과 일부 도롱뇽의 체온은 화씨 25도(섭씨 영하 3.89도)까지 떨어진 상태였다. 영하의 날씨면 체액이 얼어야 하는데, 아무 문제 없이 땅 위를 기어 다닌 것이다.

연구팀은 푸른점도롱뇽이 ‘천연 부동액’처럼 몸을 과냉각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과냉각은 액체나 기체가 어는점 아래에서도 고체로 얼지 않는 현상이다. 자동차 부동액은 추운 날씨에도 엔진의 냉각수가 얼지 않도록 어는점을 낮춘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알래스카 페어뱅크스 대학교의 돈 라슨 생물학자는 “이번 연구는 도롱뇽이 극저온 상태에서도 활동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체온이 매우 낮은데도 여전히 여러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 같은 능력은 도롱뇽들이 가능한 한 빨리 번식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아직 잠을 자는 포식자들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

라슨은 “러시아에는 시베리아 도롱뇽이 비슷한 능력을 갖췄다. 이 도롱뇽은 영하 40도 아래에서도 생존할 수 있다”며 “새와 포유류가 어떻게 겨울을 나는지는 잘 알려졌지만, 변온동물에 속하는 양서류의 겨울나기에 관한 연구는 적다. 이번 사례는 매우 특이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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