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우리가 먼저”… 커리부어스트, 독일서 '원조 논쟁' 활활 1 독일 대표 길거리 음식인 커리부어스트. 사진=챗GPT](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5/09/24/news-p.v1.20250924.56160db764994a63b5e4e813394e2111_P1.png)
22일(현지시간) 독일 공영방송 ARD에 따르면 수도 베를린과 서부 공업도시 뒤스부르크가 “시작점은 우리”라며 기원 논쟁을 벌이고 있다.
커리부어스트는 소시지 위에 토마토 베이스 소스를 얹고 커리 가루를 뿌린 음식으로, 그동안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베를린에서 탄생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전후 독일을 재건하는 과정에서 노동자들이 즐겨 먹어 독일 경제 기적의 상징으로도 통했다.
하지만 이날 죄렌 링크 뒤스부르크 시장이 현지 분식점 ‘페터 폼스 푸스츠테텐 슈투베’에 “페터 힐데브란트가 1936년 뒤스부르크에서 커리부어스트를 고안했다”는 문구의 동판을 부착하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
그는 “커리부어스트는 루르 지역과 뒤스부르크의 정체성과 잘 맞는 진짜 음식 음식”이라고 강조했다.
논쟁의 배경에는 지난해 출간된 관련 연구서가 있다. 책은 뒤스부르크의 소시지 공장주였던 힐데브란트가 1936년 토마토 소스와 영국식 커리 향신료를 소시지에 더해 직원 간식으로 제공한 것이 시초라고 주장한다.
저자인 그레고어 라우엔부르거는 “그 소시지는 ‘적국’의 커리로 맛을 낸 셈이었다”며, 나치 독일과 영국의 적대적 관계 탓에 공개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1935년 함부르크의 향신료 공장에서 영국산 커리를 구입했다는 힐데브란트의 영수증을 근거로 제시했다.
반면 ‘정설’로 통하던 베를린 기원설은 1949년 헤르타 호이버가 영국 점령군에게서 얻은 커리 가루를 활용해 만들었다는 이야기다. 호이버는 1959년 소스에 대한 특허를 취득했고, 베를린시는 2019년 ‘발명 70주년’ 기념 주화까지 발행했다.
이에 대해 라우엔부르거는 “베를린은 13년 뒤에야 그 음식을 자신의 것으로 재가공했을 뿐”이라며 베를린 원조설을 일축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