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인텔 '트럼프 통제 받는다'…美 정부 12.3조 투자, 최대 주주 등극 1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 (사진=러트닉 장관 SNS)](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5/08/23/news-p.v1.20250823.fa1d291e6eef4b97ae593ff227ab2e4b_P1.png)
인텔은 22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와 미국의 기술·제조 부문 리더십 확대를 지원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며 미국 행정부가 89억달러(약 12조3200억원)를 투자해 인텔 지분 9.9%를 매입하는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미국 반도체 산업 발전에서 인텔이 수행하는 중요한 역할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계약에 따라 미국 정부는 인텔 보통주 4억3330만주를 1주당 20.47달러에 매입한다. 이를 통해 인텔 최대 주주 자리에 올라선다. 현재 인텔 최대주주는 지분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8.92%)이다.
미국 반도체 지원법에 따라 인텔이 지급받는 보조금이 투자 자금으로 활용된다. 인텔은 총 109억달러 규모 정부 보조금을 받을 예정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미국(정부)이 인텔 지분 10%를 완전히 소유하고 통제하게 됐다”며 “나는 이 거래를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와 협상했으며 미국은 (획득하는) 지분에 대해 아무 것도 지불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경영난에 빠진 인텔을 살리기 위해 지분 인수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제조업과 첨단 반도체 산업 부흥을 위해 인텔 회생 방안을 강구해 왔다.
다만 정부의 직접 지분 매입 형태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정부의 시장 개입 및 영향력이 키울 수 있어 미국의 전통적 ‘시장 자본주의’를 뒤집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은 자국 회사의 존립 자체가 어려울 때 구제 금융을 투입한 바 있다. 인텔은 경영 위기지만 파산 수준은 아닌 만큼 국가 안보 및 전략 산업 관리 차원에서 인텔에 직접 투자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같은 전략은 희토류와 철강 등 국가 안보에 직결된 전략 산업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앞서 지난달 미국 국방부가 희토류 기업 MP머티리얼스의 지분 15%(4억달러 규모)를 인수해 최대 주주가 됐다. 6월 미국 철강산업의 상징인 US스틸을 일본에 매각하면서 중요 경영 사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황금주’를 받은 바 있다.
인텔 투자도 궤를 같이 하는 행보로, 앞으로 자국 기업을 직접 소유·통제하려는 미국 정부의 입김이 더욱 강해질 수 있다. 향후 인텔 주요 경영 사안에 대한 미국 정부의 개입이 예상돼서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