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행성이 길쭉해?”… 제임스 웹 망원경이 포착한 '레몬' 모양 행성 1 레몬 형태로 추정되는 외계행성 'PSR J2322-2650b' 상상도. 사진=NASA/ESA/CSA/Ralf Crawford (STScI)](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5/12/22/news-p.v1.20251222.92f73de050e949afba68abfa66d430ed_P1.jpg)
그러나 최근 관측에서 예외가 발견됐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 이하 ‘웹’)이 지구로부터 2000광년 이상 떨어진 거리에서 포착한 행성 ‘PSR J2322-2650b’이 그 주인공이다.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시카고 대학교의 외계행성 과학자 마이클 장은 “확인된 행성 중 가장 신축성이 뛰어난 행성”이라며 관련 논문을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 저널 레터스’에 발표했다.
지구는 자전으로 인해 적도 부분이 약간 볼록하기 때문에, 적도의 지름이 극지방보다 약 0.3% 더 크다. 그러나 이번에 발견한 행성 PSR J2322-2650b는 적도 지름이 극지방보다 무려 38%나 더 큰, 마치 레몬 같은 형태를 가졌다.
![[전자신문] “행성이 길쭉해?”… 제임스 웹 망원경이 포착한 '레몬' 모양 행성 2 레몬 형태로 추정되는 외계행성 'PSR J2322-2650b'가 펄서를 공전하는 모습 상상도. 사진=NASA/ESA/CSA/Ralf Crawford (STScI)](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5/12/22/news-p.v1.20251222.63e78f9500bf4f6d959459e37982b1da_P1.gif)
이 행성은 펄서에서 불과 160만km 떨어진 거리에서 약 8시간 만에 한 바퀴를 공전하고 있다. 가까운 거리에서 별의 중력이 행성을 끌어당긴 결과, 레몬 같은 독특한 형태가 만들어졌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번 논문 저자인 카네기 과학 연구소의 피터 자오 외계행성 과학자는 “두 행성이 매우 가까워서 행성에서 펄서 방향으로 물질이 집중되는 현상이 발생한다”며 “말 그대로 행성의 끝부분, 마치 뾰족한 점처럼 물질이 행성 밖으로 나와 나선형으로 펄서에 빨려 들어가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웹의 적외선 관측 기능으로 행성을 연구했다. 그 결과 특이한 모양뿐 아니라, 가스 행성에서 흔히 관측되는 수소, 산소, 질소는 전혀 없고 헬륨과 탄소 분자만 가득하다는 점도 확인했다.
장 박사는 탄소로 이뤄진 대기 때문에 ‘흑연 구름’이 형성돼, 핵에는 다이아몬드가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는 “폭풍의 띠는 레몬처럼 생긴 행성 표면을 ‘W’ 모양으로 따라 그릴 것이며 탄소로 인해 생성된 먼지와 그을음 같은 입자 때문에 행성이 붉은색을 띨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번 논문에 참여하지 않은 미시간 대학교의 에밀리 라우셔 이론 천체물리학자는 “정말 특이하고 기묘한 사례”라며 “일반적인 행성처럼 형성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자오 박사는 PSR J2322-2650b이 행성이 아닌 한 때 펄서를 중심으로 공전하다가 서서히 뜯어 먹힌 ‘별’일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그는 “별이 펄서에 의해 잡아 먹히는, 이른 바 ‘블랙 위도 펄서’ 유형의 시스템일 수 있다”고 추측했다.
이 가설대로라면 PSR J2322-2650b는 별의 마지막 단계일 수 있다. 자오 박사는 “질량의 99.9%를 잃고, 우리가 마침 그 마지막 순간을 포착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자오 박사는 “아직 이름조차 없는 완전히 새로운 유형의 천체일 가능성도 있다”면서 “이 천체와 비교할 만한 다른 천체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