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고는 에베레스트산 동쪽 벽(康雄壁)으로 가는 평균 해발 고도 4,200m의 트레킹 코스인 ‘카르마 협곡'(甲瑪溝)에서 발생했다. 이곳에는 중국의 국경절 및 중추절 연휴 동안 수백 명의 등반객이 방문 중이었다. 카르마 협곡에는 3일 저녁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해 4일 종일 이어지면서 등반객들의 발이 묶였다.
CCTV 보도에 따르면, 구조대원들의 지원으로 등반객 350명이 인근 마을인 쿠당(曲?)으로 1차 대피를 마쳤다. 나머지 고립된 등반객 200여명과도 현재 접촉이 유지되고 있으며, 이들은 지방정부가 조직한 구조대의 도움을 받아 단계적으로 쿠당으로 대피할 예정이다. 이로써 CCTV가 집계한 고립 및 영향을 받은 등반객은 총 550여명에 달한다.
일부 현지 매체인 ‘지무 뉴스’는 이 지역에 한때 1000명에 가까운 인원이 고립됐을 가능성을 제기했으며, 인근 마을 주민들과 구조대들이 접근을 막던 눈을 치우는 작업을 벌였다고 전했다.
5일 하산해 쿠당에 도착한 한 여성 등반객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강수량이 많고 추위가 심해 저체온증 위험이 컸다며, “올해 날씨는 정상이 아니다. 안내인도 10월에 이런 날씨는 처음 겪는다고 말했다”고 당시 상황의 심각성을 설명했다.
사고 발생에 따라 티베트의 팅그리 지역 관광공사는 5일부로 에베레스트 근처 구역 진입과 입장권 판매를 중단했다. 한편, 에베레스트산의 남쪽 국경 지역인 네팔에서도 3일부터 폭우가 내려 산사태와 홍수가 발생해 최소 47명이 사망하는 등 악천후로 인한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