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 기업 수가 2023년 185개에서 2024년 391개, 2025년 660개로 늘어난 흐름도 이를 뒷받침한다. 자원순환이 단순히 ‘버리는 방법’의 문제가 아니라 불용자산 관리와 탄소감축, 사회공헌을 함께 설계해야 하는 경영 의제로 자리잡았다는 뜻이다. 상시·통합수거 체계 구축, 회수 프로세스 표준화와 내부 시스템 연동, 공공·민간 분리 평가, ‘어워즈’ 형식의 확산 전략은 이 전환을 밀어붙이는 장치다.
![[전자신문] [2025 ESG 자원순환 어워즈]쓰레기에서 'ESG 스타'로…E-순환거버넌스, '자원순환 어워즈' 첫 수상자 탄생 1 2025 ESG 자원순환 어워즈 행사가 전자신문과 E-순환거버넌스 주관, 기후에너지환경부 후원으로 24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렸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상 공공부문 수상자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5/12/24/news-p.v1.20251224.41f57b47535444e89d5dc40a24dfc5c2_P1.jpg)
강병준 전자신문 대표는 개회사에서 공동주택을 중심으로 한 생활 속 자원순환의 의미를 강조했고, 더불어민주당 박홍배 의원과 금한승 기후부 차관은 축사를 통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탄소중립 정책과 민간 참여 확대 필요성을 짚었다.
이후 ‘ESG 나눔 모두비움’ 성과 영상을 통해 폐가전·폐전지 수거 사업 추진 경과와 주민 참여 현황을 소개했다. 심사결과 브리핑에서는 공공기관·민간기업 응모 기관의 사업 내용과 평가 기준, 수상 기관 선정 배경이 간략히 공유됐다.
전자신문은 자원순환 사회공헌 부문 공로상을 별도 시상했다. 공로상에는 ‘자원순환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올바른 분리배출 문화 확산에 기여한 공이 크다’는 문구를 담아 기업의 자원순환 활동을 ESG 사회공헌으로 공식 인정하는 의미를 부여했다. 공로상은 △현대홈쇼핑이 받았다.
공공 부문 수상 기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립공원공단 △국민연금공단 △서울교통공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연천군시설관리공단 △인천국제공항공사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한국가스공사 △한국남동발전 등 10곳이다.
민간 부문에서는 △농업협동조합중앙회 △써모피셔사이언티픽솔루션스 △아이엠금융지주 △에이치디씨랩스 △인바디 △테이팩스 △포스코와이드 △한국항공우주산업 △해태아이스크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이 수상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에이치디씨랩스는 각각 공공·민간 우수 사례 발표를 맡아 공동주택을 중심으로 한 폐가전·폐전지 수거 체계 구축, 주민 인식 개선 프로그램, 온·오프라인 연계 캠페인 등 구체적 실천 방안과 향후 계획을 공유했다.
이어 탄소중립 실천형 분리배출 활성화 협약 체결, 사회공헌기금 전달식, ESG 문화 확산을 기념하는 단체 촬영과 함께 참석자 간 네트워킹 자리가 마련됐다.
주민이 일상에서 손쉽게 폐가전을 배출할 수 있도록 단지 내에 상시 수거함을 설치하고, 기존에 필요했던 배출 스티커 절차를 없애는 방식으로 배출 과정을 단순화했다. ‘배출하려면 전화·스티커부터’라는 진입 장벽을 낮춰 일반 분리수거에 가깝게 전자제품 배출을 끌어내려는 시도다.
공동주택 관리업체 임직원과 주택관리사를 대상으로 자원순환시설 견학과 교육도 병행했다. 아파트 축제와 연계한 주민 접점 행사, 체험형 캠페인을 꾸준히 열어 참여 저변을 넓혔다. 주택관리사 교육 참여자는 2만8000명을 넘어섰고, 공동주택 관리 주체의 인식 전환과 현장 실천 기반이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차년도(2025년)에는 이를 기반으로 맞춤 수거 방식의 상시 수거 체계를 본격 가동했다. 단지별 특성을 반영한 수거 일정을 운영해 배출 편의성과 회수 효율을 함께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전지류 통합 수거체계 구축 업무협약을 통해서는 공동주택 내 전지류 수거함을 추가 설치해 폐전지·폐전자제품을 함께 모으는 통합 수거 체계를 마련했다. 주민 입장에서는 같은 공간에서 다양한 품목을 한 번에 배출할 수 있고, 수거·운영 주체는 물류와 처리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구조다.
E-순환거버넌스는 기존에 가정을 대상으로 한 무상 방문 수거 서비스에 머물던 회수 체계를 기업·기관으로 확장했다. 공동주택 캠페인과 별도로 기업·기관이 보유한 불용 전자제품을 회수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산업계 전반의 자원순환 실천 문화를 확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기후 변화와 자원 고갈이 전 세계적 이슈로 부상한 만큼 개별 기관 차원의 배출 노력에 그치지 않고 공급망과 산업 전반으로 자원순환 행동을 넓히는 것이 목표다. 기존 자산 매각 중심 방식에서 벗어나 회수·재활용을 ESG 경영과 사회공헌 활동으로 재구성하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정량 평가에서는 불용 전자제품 배출량과 증감률을 기준으로 자원순환 기여도를 따졌다. 정성 평가는 △배출 프로세스 정립, 사내 홍보, 계열사·유관기관으로의 확산 같은 ‘확산성’ △연간 불용자산 폐기 계획 수립, 정기 배출, 내부 지침 및 사내 시스템(자산폐기 시스템, 게시판 등) 연동 수준을 보는 ‘표준화’ △임직원 캠페인, 지속가능보고서·보도자료·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대외 홍보를 포함한 ‘활성화’ △유관부서 협조, 배출 현장 조율, 기타 ESG 활동 사례를 포괄하는 ‘협조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단순히 ‘얼마나 많이 버렸나’가 아니라 자원순환 활동이 조직 운영과 의사결정, 커뮤니케이션 시스템 속에 얼마나 깊게 자리 잡았는지를 보겠다는 취지다.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을 나눠 시상한 것도 이번 어워즈의 특징이다. 공공기관은 민간과 달리 자산 폐기 기간과 규모, 내부 평가 체계가 크게 다른 만큼 동일 잣대보다는 영역별 특성과 역할에 맞는 기준을 적용했다.
공공 부문에는 기관 평가체계 안에서 자원순환 활동을 제도화·표준화하는 역할이 기대된다. 예산·평가·지침에 자원순환을 녹여 넣어 행정과 공공서비스의 기본값을 바꾸는 것이 과제다.
민간 부문에는 유사 업종 간 ‘친환경 경쟁’을 유도해 ESG 투자를 끌어올리는 역할이 부여된다. 동종 업계 내에서 누가 더 적극적으로 불용 자산을 회수·재활용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사내 시스템과 연계했는지를 비교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어워즈라는 형식을 통해 매년 참여 기업·기관을 늘리고, 심사기준과 사례를 축적해 ‘전자제품 자원순환’ 분야의 사실상 표준 지표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E-순환거버넌스 관계자는 “어워즈는 전자제품 배출을 더욱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우수 기관의 활동을 널리 알리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며 “기존의 자산 매각 방식에서 한 단계 나아가 거버넌스에 참여해 불용 전자제품을 무상 기부하는 구조로 바꾸면 온실가스를 줄이면서 사회적 기부 효과까지 같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공과 민간을 나눠 시상하는 것은 공공기관 내부 평가와 민간기업 간 경쟁을 동시에 자극하려는 것”이라며 “상시·통합수거, 주민 참여, 민관 협력 구조를 갖춘 자원순환 ESG 모델이 더 많은 기관으로 퍼져 나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수원=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