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2026년 바이오경제 화두 ‘AX’…“신약 패러다임 전환 이끌 것”

내년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이 지속 성장하는 가운데 인공지능(AI), 디지털트윈 등 첨단 IT 접목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세계적으로 동물실험 폐지 움직임과 의약품 개발 생산성 하락 등 의약품 개발 프로세스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인공지능전환(AX)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한국바이오협회는 4일 서울 송파구 소피텔 앰버서더 서울 호텔에서 ‘한국 바이오경제 전밍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상임부회장이 4일 소피텔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한국 바이오경제 전망 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상임부회장이 4일 소피텔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한국 바이오경제 전망 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행사는 ‘AI로 진화하는 바이오산업: 제조에서 생태계까지’를 주제로, AI 신약개발 등 올해 주요 바이오산업 이슈와 내년 트렌드를 조망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문가들은 올해 글로벌 바이오 산업을 관통하는 핵심 트렌드로 ‘AI’를 꼽았다. 연구개발(R&D)부터 임상시험, 제조, 판매 등 전 영역에 걸쳐 AX가 가속화되면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2026년 역시 이 같은 트렌드가 가속화돼 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필수 투자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내년 바이오산업 AX 가속화 이유로는 의약품 개발 환경 변화를 꼽았다.

윤희정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팀장은 “2030년에는 블록버스터 의약품 특허가 대거 만료되며 글로벌 빅파마의 파이프라인이 크게 감소하지만 갈수록 신약개발 비용은 올라가 R&D 비용이 매출 성장률을 넘어서는 상황”이라며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생산성 회복과 경쟁력 유지를 위해 AI 도입은 필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AI는 신약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시험 설계, 약효 예측 등 다양한 영역에 활용돼 시간과 비용 절감에 도움을 준다. 실제 신약 개발 과정에 AI를 적용할 시 평균 6~9년의 기간 단축과 7억~12억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최근 세계적으로 동물실험 반대 운동이 확산하는 것도 패러다임 전환을 견인하고 있다. 실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4월 단계적으로 동물실험을 폐지하되 AI 기반 고성능 컴퓨팅 시뮬레이션이나 오가노이드(장기 유사체) 등을 적용할 계획을 밝혔다.

오기환 한국바이오협회 센터장이 2025년도 바이오 산업 주요 이슈와 2026년 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오기환 한국바이오협회 센터장이 2025년도 바이오 산업 주요 이슈와 2026년 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오기환 한국바이오협회 센터장은 “동물실험 폐지 움직임이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내년에는 AI를 활용한 비임상 동물시험 대책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제조 부문에서도 AI 접목이 가속화되면서 디지털트윈 기반 제조공정 기술 개발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움직임 속에서 우리나라 정부와 기업도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글로벌 시장에선 화이자, 일라이릴리, 노보노디스크 등 전통 제약·바이오 기업뿐 아니라 구글, 엔비디아 등 빅테크 기업까지 신약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우리나라도 대웅제약, JW중외제약 등이 자체 신약개발 플랫폼 개발과 활용을 본격화했다.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도 헬스케어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의료 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부분의 기술이 스타트업 중심으로 연구·개발되다 보니 투자·인력 등 한계로 속도가 늦다.

박상훈 삼정KPMG 파트너는 “글로벌 주요 기업 CEO 중 69%가 내년 전체 예산의 20%를 AI에 배정하겠다고 밝힐 정도로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다”면서 “바이오 영역에서도 AI를 활용해 수익을 극대화할 정책 검토가 필요하며, AI 인재 육성과 역량강화에도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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