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9500m 심해에 펼쳐진 들판?… ‘난초’ 닮은 생물 정체는

중국 연구팀이 태평양 쿠릴-캄차카 해구에서 발견한 심해 생물 군집의 사진을 유인 잠수정 사진과 합성했다. 사진=중국과학원(CAS) 심해과학공정연구소(IDSSE)
중국 연구팀이 태평양 쿠릴-캄차카 해구에서 발견한 심해 생물 군집의 사진을 유인 잠수정 사진과 합성했다. 사진=중국과학원(CAS) 심해과학공정연구소(IDSSE)
9000m 이상 심해에 서식하는 관벌레(튜브웜)들이 마치 들판처럼 군집을 형성한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지난 7월 31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덴마크·뉴질랜드·러시아 국제 연구팀은 쿠릴-캄차카 해구 바닥에서 발견한 튜브웜과 연체동물 군집 연구 결과를 전날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게재했다.

이 군집은 지난해 7월 중국 유인 잠수정 펀도우제호를 이용해 북서 태평양 쿠릴-캄차카 해구를 탐사하던 중 발견됐다. 탐사는 수심 5800m에서 9533m에 이르는 심해에서 진행됐다.

중국 연구팀이 태평양 쿠릴-캄차카 해구에서 발견한 튜브웜 군집. 사진=중국과학원(CAS) 심해과학공정연구소(IDSSE)
중국 연구팀이 태평양 쿠릴-캄차카 해구에서 발견한 튜브웜 군집. 사진=중국과학원(CAS) 심해과학공정연구소(IDSSE)
연구팀은 잠수정에 탑승해 카메라를 통해 영상을 수집하는 한편, 두 개의 스윙암으로 생물 표본을 수집했다.

이 과정에서 시보글리니드 다모류(siboglinid polychaetes)로 불리는 해양 튜브웜과 조개류 같은 연체동물이 군집을 이루고 있는 서식지를 다수 발견했다.

중국 연구팀이 태평양 쿠릴-캄차카 해구에서 발견한 튜브웜 군집과 그 위를 헤엄치는 다모류(흰색). 사진=중국과학원(CAS) 심해과학공정연구소(IDSSE)
중국 연구팀이 태평양 쿠릴-캄차카 해구에서 발견한 튜브웜 군집과 그 위를 헤엄치는 다모류(흰색). 사진=중국과학원(CAS) 심해과학공정연구소(IDSSE)
중국 연구팀이 태평양 쿠릴-캄차카 해구에서 발견한 조개 군집. 사진=중국과학원(CAS) 심해과학공정연구소(IDSSE)
중국 연구팀이 태평양 쿠릴-캄차카 해구에서 발견한 조개 군집. 사진=중국과학원(CAS) 심해과학공정연구소(IDSSE)
수심 5800m에서 가파른 단층을 따라 2km 넘게 조개 밭이 펼쳐졌으며 달팽이와 민달팽이, 튜브웜 등이 군집을 이루기도 했다. 영상을 보면 길고 얇은 튜브웜은 마치 난초처럼 빼곡하게 자리잡고 있으며, 그 위로 다모류 동물이 헤엄치고 있다.

햇빛이 들지 않는 심해에서 이 동물들은 해저에서 스며 나오는 화학물질에 에너지 합성을 의존한다. 이들은 북태평양판과 오호츠크판 및 베링해판이 충돌하는 단층에서 스며 나오는 황화수소와 메탄을 이용해 에너지를 합성한다.

연구를 이끈 중국과학원(CAS) 심해과학공정연구소(IDSSE) 두 멍란 박사는 “이번 탐사에서 이전에 발견된 적 없는 종들이 다수 발견됐다. 화학물질을 연료로 사용하는 생물이 어떻게 이를 에너지로 변환할 수 있는지에 대한 비밀을 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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