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AI 안면인식 판독 때문에…” 美 여성, 5개월 간 ‘억울한 옥살이’

AI로 인해 은행 사기 사건 누명을 쓰고 5개월 간 교도소에 수감된 미국 여성. 사진=캐스 카운티 보안관 사무소
AI로 인해 은행 사기 사건 누명을 쓰고 5개월 간 교도소에 수감된 미국 여성. 사진=캐스 카운티 보안관 사무소
미국의 한 50대 여성이 은행 사기 사건의 누명을 쓰고 5개월 넘게 수감된 사연이 전해졌다. 경찰이 인공지능(AI) 안면 인식 도구의 판독만 믿고 잘못된 체포 영장을 발부하면서 이 같은 일이 발생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테네시주에 거주하는 50세 여성 앤젤라 립스는 지난해 7월 14일 경찰에 체포됐다. 집에서 약 1600km 이상 떨어진 곳에서 체포 영장이 발부됐기 때문이다.

립스가 체포되기 수개월 전 테네시주에서 멀리 떨어진 노스다코타주 파고와 인근 지역에서는 다수의 은행 사기 사건이 발생했다. 두 지역 사이 거리는 약 1600km로, 최소 18시간 이상 차로 이동해야 한다.

문제는 경찰이 수사 과정에서 AI 기반 얼굴 인식 도구를 활용하면서 시작됐다.

파고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용의자가 사기에 이용한 위조 신분증을 입수했다. 이후 이웃 동네인 웨스트 파고 경찰에 수사 협조를 요청, 웨스트 파고 경찰이 사용 중인 사설 AI ‘클리어뷰 AI’로 검토해줄 것을 요청했다.

클리어뷰 AI는 소셜미디어(SNS) 등 인터넷에서 수집한 이미지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얼굴을 대조하는 시스템이다. 그 결과 AI는 신분증 사진 속 인물이 립스로 추정된다고 판정했다.

파고 경찰이 검찰에 보고서를 제출했고, 노스다코다주 판사는 지난해 7월 1일 전국적인 인도를 조건으로 립스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 이후 같은 달 14일 립스가 체포됐다.

립스는 테네시주 교도소에서 3개월 이상 수감된 후 노스다코타주로 이송됐다. 변호인에 따르면 립스의 체포 소식은 당일 노스다코타주에 전달됐지만, 이송은 정작 3개월 후에 진행됐다.

파고에 도착한 립스는 변호사를 통해 범행 발생 시점, 자신이 테네시주에 있었다는 사실을 입증할 은행 기록을 제출했다. 이후 파고 지역 형사, 검사, 판사가 혐의를 기각하면서 립스는 체포 5개월 만인 12월 24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립스는 CNN 제휴 방송사인 WDAY와 인터뷰에서 “송환되기 전까지 단 한번도 노스다코타에 가본 적이 없다”면서 “이제 정말 다 끝나서 다행이지만, 노스다코타에는 절대 돌아가지 않을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립스 측 변호사는 “무죄를 입증할 수 있는 은행 기록이 쉽게 입수 가능했는데도 불구하고 립스가 왜 그렇게 오랫동안 구금되었는지 조사하고 있다”며 “우리는 그의 장기간 구금이 불필요했으며, 법 집행 기관의 적절한 조사가 있었다면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 오류가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정작 수사에 연관된 파고 경찰서와 웨스트 파고 경찰서는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공방을 벌이고 있다. 사건 관할지로서 실제 체포를 집행한 파고 경찰서와 달리, 웨스트 파고 경찰서는 사설 AI를 통해 잠재적 용의자를 특정해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맡았기 때문이다.

경찰은 이번 수사에 연루된 경찰에 대한 징계 조치를 검토 중인 한편, 향후 비슷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AI 얼굴 인식 식별 검사 결과를 면밀히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우스캐롤라이나 대학교 범죄학 및 형사사법학과 조교수인 이안 애덤스는 “경찰은 AI를 포함한 새로운 기술을 발빠르게 도입하고 있지만, 그 효과에 대한 증거는 미미하다”며 “AI와 관련된 대부분의 실수는 결국 인간의 실수나 매한가지다. 수사관들은 AI 사용 결과를 검토하는데 아주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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