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KT, 해킹 악재에도 이탈 제한적…지난달 번호이동 ‘잠잠’

서울 시내의 한 휴대폰 판매점
서울 시내의 한 휴대폰 판매점
지난달 KT 소액결제 해킹 사태와 아이폰17 출시에도 불구하고 번호이동 시장은 예상보다 잠잠했다. KT는 우려했던 대규모 가입자 이탈이 발생하지 않았다. 통신사들이 보안 강화 대책에 집중하면서 보조금 경쟁 여력이 약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1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달 휴대폰 번호이동 건수는 64만3875건으로 집계됐다. 통신시장 비수기로 꼽히는 8월 64만4618건보다도 적었다. 지난달 KT 해킹 사태와 아이폰 신제품 출시가 겹치면서 번호이동 수요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시장은 조용한 흐름을 유지했다.

특히 KT의 경우 무단 소액결제 사고 악재가 있었지만 순감 폭은 2992명에 그쳤다. 이는 올 상반기 SK텔레콤이 보안 이슈를 겪으며 대규모 가입자 감소를 기록했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알뜰폰으로의 이탈을 제외하면 순감 폭은 71명에 불과했다. KT를 떠나 SK텔레콤·LG유플러스로 이동한 가입자는 7만8342명이지만 비슷한 규모의 고객이 새로 유입되며 사실상 보합 상태를 유지했다.

같은 기간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가입자가 순증한 것을 고려하면 고객 신뢰 훼손에 따른 영향은 분명 있었지만 대규모 이탈을 불러올 만한 출혈 경쟁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신규 단말 출시 효과도 제한적이었다. 아이폰17 시리즈의 공통지원금은 최대 45만원으로 책정했지만 추가지원금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폐지에도 불구하고 기존과 같은 15%에 그쳤다. 이통 3사 모두 보조금 경쟁을 자제하면서 가입자 쏠림 현상은 크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이통 3사가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태 때와 달리 보조금 경쟁을 자제한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 발생한 해킹발 가입자 확보 경쟁에 따라 이미 연간 영업 실적 목표치도 달성한데다 획득비도 소진된 상황”이라며 “잇단 해킹에 따른 보안 강화 이슈로 유통망에 투입할 마케팅 여력도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변수는 KT 위약금 면제다. 김영섭 KT 대표는 해킹 사태 국회 청문회에서 피해가 발생한 고객 2만명에게 해지 위약금을 면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액결제로 시작된 사태가 서버 침해 정황으로까지 이어지면서 민관합동조사단 결과에 따라 위약금 면제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 이에 따른 고객 이탈 및 해지 방어를 위한 보조금 경쟁이 재점화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한편 지난달 알뜰폰은 가입자가 1만4685명 순감하며 이통사에 가입자를 빼앗기는 상황이 이어졌다. 알뜰폰 회선은 올해 1000만명을 돌파했지만 그만큼 추가 성장 여력은 제한된 상태다. 단통법 폐지 이후 마케팅 경쟁에 열위에 놓인 알뜰폰의 고객 이탈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9월 휴대폰 번호이동 가입자 변화 추이(자료=KTOA)
9월 휴대폰 번호이동 가입자 변화 추이(자료=KTOA)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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