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SK그룹, 신성장 분야 특허 77건 中企에 무상이전

SK그룹이 77건의 특허를 62개 중소·중견 기업에 무상 이전한다. 활용하지 않는 특허를 ‘기술나눔’ 하자는 산업통상부 제안을 받아들인 것으로, 기술을 독점하지 않고 산업 생태계 전반에 혁신 역량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산업부와 SK그룹은 14일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2025 기술나눔 행사’를 갖고, SK그룹이 보유한 총 77건의 특허를 62개 기업에 무상 이전했다. 행사에는 오승철 산업부 산업기반실장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윤장석 부사장, SK하이닉스·SK텔레콤·SK이노베이션·SK실트론 등 주요 관계사 임원, 50여개 기술 수혜기업 대표가 참석했다.

산업통상부-SK 기술나눔 행사가 10월 14일 서울시 서초구 양재 엘타워에서 진행됐다. 왼쪽부터 차호범 SK텔레콤 부사장, 이성용 SK이노베이션 부사장 , 윤장석 SK 수펙스추구협의회 부사장, 방응진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센터장, 김연수 SK하이닉스 부사장, 최일수 SK실트론 부사장. 최순호기자 csho@etnews.com
산업통상부-SK 기술나눔 행사가 10월 14일 서울시 서초구 양재 엘타워에서 진행됐다. 왼쪽부터 차호범 SK텔레콤 부사장, 이성용 SK이노베이션 부사장 , 윤장석 SK 수펙스추구협의회 부사장, 방응진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센터장, 김연수 SK하이닉스 부사장, 최일수 SK실트론 부사장. 최순호기자 csho@etnews.com
올해 이전된 특허는 SK그룹의 주력 산업인 반도체·통신·화학소재 분야를 비롯해, 신성장 분야인 스마트 의료 기술까지 아우른다.

대표적으로 SK텔레콤의 ‘생체인증 기반 전자처방 서비스 인증 시스템'(특허 10-1746163)은 환자의 생체정보로 처방전을 인증해 약국으로 전송하는 기술로, 전자처방전의 안정성과 위변조 방지 효과를 높였다. 의료계의 디지털 전환을 앞당길 ‘핵심 인프라 기술’로 평가된다.

또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결함 자동분류 시스템'(특허 10-2483787)은 이미지 데이터 분석을 통해 반도체 결함을 자동 식별, 수율을 극대화하는 기술이다. SK실트론의 ‘슬러리 재생장치'(특허 10-1105698)는 웨이퍼 공정에서 발생하는 폐슬러리를 재활용해 비용과 폐기물을 동시에 줄인다. SK이노베이션의 ‘나노입자 제조용액'(미국특허 10479894) 역시 금속 나노입자를 효율적으로 제조할 수 있는 공정기술로, 신소재 분야의 생산성 혁신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단순한 기술이전이 아닌 ‘사업화 생태계 구축 프로그램’으로 확장한 것도 특징이다. 기술 수혜기업을 위한 사업화 전략 특강, 투자유치 컨설팅 등 실질적 후속 지원이 함께 이뤄졌다. 오승철 실장은 “SK그룹의 우수기술이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산업부의 ‘기술나눔’ 제도는 2013년 도입 이후 49개 기업·공공기관이 참여, 총 3818건의 기술을 1978개 중소·중견기업에 무상이전했다. SK그룹은 그중 대표 사례다. 2014년 SK하이닉스 단독 참여를 시작으로 2021년부터 그룹 차원으로 확대, 지금까지 392건의 기술을 259개 기업에 제공했다. 특히 이번 나눔에는 통신·반도체·화학 등에서 173건의 기술이 공개되어 79건의 신청, 그중 77건이 이전으로 이어졌다.

2025년 SK 그룹 주요 이전기술
2025년 SK 그룹 주요 이전기술
산업계에서는 이번 기술나눔을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기술민주화의 실질적 모델”로 평가한다. 대기업이 보유한 비핵심 특허가 중소기업의 혁신 기반이 되고, 그 성과가 다시 산업 생태계로 환류되는 ‘상생 순환 구조’가 자리 잡기 때문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AI·반도체·에너지·의료 등 첨단 분야의 특허 개방이 늘어나면서 산업 간 융합혁신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내년에는 기술나눔 대상에 AI 반도체, 로봇, 에너지 저장 등 미래 제조핵심 기술도 포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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