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SK온 “美 전기차 배터리 공장, ESS 순차 전환…내년 투자 절반 축소”

SK온 컨테이너형 ESS 제품. (사진=SK온)
SK온 컨테이너형 ESS 제품. (사진=SK온)
SK온이 북미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 대응을 위해 미국 공장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 라인을 ESS용으로 순차 전환한다. 수익성 확보를 위해 내년 투자 규모는 올해 대비 50%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다.

SK온은 31일에 열린 SK이노베이션 3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미국 내 ESS 수요가 계속 상향되고 있고, 시장 기회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수 고객들과 최대 10기가와트시(GWh) 이상 ESS 공급 계약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SK온은 지난달 미국 플랫아이언 에너지 개발에 최대 7.2GWh 규모 ESS를 공급할 수 있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북미 ESS 시장에 처음 진출했는데, 납품 물량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밝힌 것이다. 데이터센터 인프라 투자 확대 영향으로 ESS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기차 수요가 둔화 추세라는 점도 ESS 배터리 사업 강화가 필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SK온은 전기차 업황 부진 여파로 3분기 배터리 사업에서 124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SK온 배터리 사업의 올해 누적 적자는 4905억원으로,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SK온은 ESS 배터리 생산 능력을 확충하기 위해 신규 공장 건설보다는 기존 생산 라인을 ESS용으로 개조할 예정이다. 기존 공장의 가동률이 낮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로, 플랫아이언에 공급하는 물량은 미국 조지아주 생산 기지의 전기차 배터리 라인 일부를 전환한다. 내년 하반기부터 리튬인산철(LFP) ESS용 배터리를 양산할 방침이다.

블루오벌SK(SK온-포드 합작법인) 미국 켄터키주 공장 전경. (사진=블루오벌SK)
블루오벌SK(SK온-포드 합작법인) 미국 켄터키주 공장 전경. (사진=블루오벌SK)
전현욱 SK온 재무지원실장은 “조지아주 자체 공장 이외에 포드·현대차와 미국 합작공장이 있는데, ESS 생산에 이곳을 활용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모든 지역을 검토하면서 최적의 생산이 가능하도록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포드 합작공장의 경우 포드의 전기차 전략 수정으로 신규 생산 라인 가동 시기 조정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드 배터리 생산량이 줄어들면 제3의 고객이나 ESS 배터리를 납품하는 방안도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SK온은 설비투자 최소화 전략을 이어갈 예정이다. 전기차 업황 회복 속도가 더딜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ESS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투자를 효율화해야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내년 투자는 올해 집행되는 규모 대비 50% 내외 수준까지 절감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주요 투자가 마무리되면 내년 이후부터 시설투자는 당연히 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규모가 크게 축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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