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SK하이닉스 노조,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성과급 자사주 지급안 제동

상공에서 내려다 본 SK하이닉스 M16 전경.〈SK hynix newsroom〉
상공에서 내려다 본 SK하이닉스 M16 전경.〈SK hynix newsroom〉
SK하이닉스 노동조합이 2026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잠정합의안을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시켰다. 찬반 표차가 불과 25표에 그치면서 노사는 재협상에 돌입하게 됐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노조는 전날 오전 6시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진행한 전자투표 결과, 반대 50.08%(7535표), 찬성 49.92%(7510표)로 잠정합의안을 최종 부결했다고 밝혔다. 전체 조합원 1만6083명 가운데 1만5045명이 참여해 투표율은 93.81%를 기록했다. 재적 조합원 과반 투표 요건은 충족했으나 투표 참여자 과반이 반대해 합의안이 무산됐다.

부결 원인은 성과급 지급 방식 변경에 대한 조합원들의 거부감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노사는 영업이익의 10%를 PS 재원으로 책정하고 상한을 폐지한 뒤, 이를 현금 중심으로 10년간 유지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올해 자사주 비중을 60%로 높인 안이 새롭게 제안되면서 “성과급은 현금으로 달라”는 요구가 강하게 제기됐다.

증권가 전망대로 올해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이 250조원에 달할 경우 PS 재원은 약 25조원 규모로, 1인당 평균 7억원 안팎이 지급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 중 60%가 자사주로 지급되면 실제 수령액이 주가에 크게 좌우된다. 사측은 주가 하락 시 차액을 현금으로 보전하도록 장치를 마련해 제안했으나 반대파 마음을 잡지는 못했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확대로 실적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이 때문에 성과보상 체계를 주주·사회와 동반 성장하는 방향으로 개편하려는 사측의 의도와, 현금 지급을 선호하는 조합원 간 시각 차이를 좁히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 13일 출범한 SK하이닉스 통합노조의 영향력 확대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조합원 3400여명으로 구성된 통합노조는 이번 잠정합의안 부결에 따른 대응 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진행된 임단협 내용과 향후 교섭 일정 등을 사측에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협상에서는 자사주 비중을 낮추고 현금 지급 비율을 50~60% 이상으로 높이거나, 구성원 개인에게 선택권을 완전히 부여하는 방안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합노조가 ‘현금 지급 원칙’을 고수하고 있어 기존 노조 집행부에 대한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교섭이 장기화될 경우 노노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잠정합의안은 지난 20일 노사가 두 달여간 교섭 끝에 도출한 것이다. 기본급 6.3% 인상과 함께 성과급인 초과이익분배금(PS)의 40%를 현금으로, 나머지 60%를 자사주로 지급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자사주 지급분 가운데 40%는 당해 연도에 매도할 수 있도록 하고, 20%는 2년에 걸쳐 10%씩 이연 지급하기로 했다. 내년 초 지급되는 2026년도 PS에 한해 일부 선택권을 부여해 최대 80%까지 현금 수령이 가능하도록 한 조항도 포함됐다.

잠정합의안에는 회사가 적자를 기록할 경우 임금의 3% 이내에서 이연 지급하고, 경영 정상화 시 즉시 회복하는 내용도 추가됐다. 복지포인트 상향, 경조사 지원 확대, 구내식당 단가 인상 등 복지 개선안과 구성원 기부 시 회사가 동일 금액을 매칭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도 담겼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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