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K-농업 전성시대…한-네팔 협력 가속] 씨감자에서 벼까지…KOPIA, 네팔 농업 체질을 바꾼다

KOPIA 네팔센터 전경. (사진=공동취재단)
KOPIA 네팔센터 전경. (사진=공동취재단)
한국 농업기술이 네팔의 식량 자립 기반을 바꾸고 있다. 농촌진흥청 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KOPIA)은 네팔에 29번째 기술협력센터를 개소하고 벼·감자·낙농을 중심으로 한 협력을 본격화했다. 씨감자와 벼 재배기술 실증, 소형 농기계 도입 타당성 검토 등을 중심으로 출범과 동시에 실증 기반 사업 착수 준비에 들어갔다. 단순 기술 이전을 넘어 기후변화와 식량안보를 고려한 현지 맞춤형 농업 혁신을 모색한다는 구상이다.

KOPIA 네팔센터는 벼 생산성 향상과 감자 재배기술 보급에 우선 집중한다. 네팔은 벼 소비량의 약 15%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기후 대응형 품종을 현지에 적용할 실질적 기술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KOPIA는 한국의 고효율 재배기술을 현지에 맞춰 실증하고 농가 교육과 병행해 확산 기반을 다지고 있다.

감자는 고산지대에서 중요한 식량 작물이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사업은 ‘씨감자 생산기술 실증’이다. 병든 종서(씨감자)의 반복 재사용으로 생산성이 낮았던 현지 농가에 국내에서 검증된 조직배양 기술을 접목해 건강한 종서를 안정 공급하는 모델을 적용하고 있다. 특히 이 사업을 총괄하는 조경태 박사는 파키스탄에서 KOPIA 씨감자 단지를 성공시킨 인물로, 이번 네팔 협력에도 합류하면서 “네팔 고랭지에도 같은 모델이 통할 것”이라는 현지 기대감이 높아졌다.

정미혜 KOPIA 네팔센터 소장은 “기후변화에 대응하면서도 농가가 실질적으로 쓸 수 있는 기술부터 적용하겠다”며 “씨감자와 벼뿐 아니라, 낙농·기계화 분야로까지 협력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미혜 KOPIA 네팔센터 소장
정미혜 KOPIA 네팔센터 소장
축산 분야에서는 민간 NGO 헤퍼코리아가 주도한 ‘신둘리 낙농 시범마을’이 한국산 젖소 도입을 통해 우유 생산 기반을 구축했다. 이 사업은 농식품부와 연계한 적극행정 사례로 추진됐으며 KOPIA 네팔센터도 사양관리 기술 자문에 협력했다. 최근에는 이 지역 우유를 활용한 치즈·요거트 가공 등 2차 유가공 모델 도입도 논의되고 있다.

농기계 분야에서도 협력 가능성이 확인됐다. 네팔은 산악지형이 많아 대형 농기계보다는 소형기계 수요가 높다. 고지대와 중산간 지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경운기, 이앙기, 다용도 작업기 등 실증 적용 요청이 현지에서 있었고 이에 KOPIA는 한국산 농기계의 시범 도입도 검토 중이다. 또 농기계은행 운영방식 개선도 함께 논의되고 있다.

박태영 주한 네팔대사는 “KOPIA는 단순 기술 이전을 넘어, 네팔 농업을 구조적으로 전환할 수 있는 실질적 파트너”라며 “한국의 경험과 기술이 네팔 농업 발전의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KOPIA 네팔센터는 향후 벼·감자·축산·농기계를 네 가지 축으로 삼고, 재배기술 실증-교육훈련-수요확산까지 연계하는 ‘현장 밀착형 농업협력’을 추진할 방침이다. 네팔 내 협력 성공사례를 토대로 인근 남아시아 국가로 협력 모델을 수출하는 방안도 중장기 과제로 검토되고 있다.

카트만두(네팔)=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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