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美, 디지털세 부과한 캐나다와 무역협상 중단

애플이 오는 9월 자사 기기에 구글의 인공지능(AI) 모델을 탑재하기 위한 파트너십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애플이 오는 9월 자사 기기에 구글의 인공지능(AI) 모델을 탑재하기 위한 파트너십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이 27일(현지시간) 캐나다와의 무역협상을 중단했다. 캐나다가 자국 IT기업에 디지털 서비스세를 부과했다는 이유다. 미국은 자국 기업을 차별한다며 플랫폼법 등 우리 규제법안 철회도 강하게 압박하는 중이라, 향후 한미 간 무역협상의 쟁점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캐나다가 미국의 IT 기업에 디지털 서비스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면서 “이것은 우리나라에 대한 직접적이고 노골적인 공격”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이 지독한 세금 때문에 우리는 이로써 캐나다와 모든 무역 대화를 즉각적으로 종료한다. 우리는 캐나다가 미국과 사업을 하기 위해 내야 하는 관세를 향후 7일 내로 캐나다에 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백악관 집무실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그들은 유럽을 따라 하는 어리석은 행동을 했다. 그래서 그들이 행동을 바로잡을 때까지 모든 협상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며 “캐나다는 그 세금을 철회할 수도 있지만, 나에게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우리는 모든 카드를 갖고 있다”고 했다. 특히 “우리는 캐나다와 많은 사업을 하지만, 상대적으로 적다. 그들은 대부분의 거래를 우리와 한다”며 “그런 상황에서는 상대방을 더 잘 대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캐나다의 디지털 서비스세는 기업의 온라인 장터, 온라인 타깃 광고, 소셜미디어 플랫폼, 사용자 정보와 관련된 매출에 3% 세금을 부과한다. 연간 글로벌 매출이 7억5000만유로를 넘는 기업 중 캐나다에서 올리는 디지털 서비스 매출이 2000만 캐나다달러 이상인 경우가 과세 대상이다. 다국적 IT기업들이 막대한 수익을 내면서도 조세회피 수단을 이용해 막상 서비스를 판매하는 국가에서는 세금을 내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됐다.

미국은 캐나다의 디지털 서비스세가 구글과 애플, 아마존, 메타 같은 미국 기업을 겨냥해 일방적으로 부과되는 차별적인 관세라며 관세 등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우리나라에도 플랫폼법 등 디지털규제에 대한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 워싱턴DC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트럼프 행정부는 디지털세나 규제를 통해 미국의 기술 기업에 차별적이거나 불리한 효과가 가는 것에 대해 굉장히 강하게 대응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런 부분이 통상 마찰로 불거져서 더 우리 경제에 커다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관리를 잘해야겠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이 7월 8일로 예정했던 상호관세 유예기간을 연장할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우리나라가 제외될 수도 있다며 “(우리도) 안심하고 있을 상황은 아니다. 아직 엄중한 상황임을 인식하고 긴박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야한다”고 했다. 지금까지 협상 과정에 따라 미국이 각 나라에 ‘패널티’를 줄 수도 있다는 것인데, 우리나라는 정치적 불안정에 미국과의 협상이 늦어진 상태였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워낙 불확실성이 많기 때문에 어떤 확신을 가지고 말하기가 어렵다”면서 “미국과 선의로 협상을 해왔다고 인정되는 국가에는 좀 더 유예하면서 계속 협상을 진행하자고 할 수도 있고, 선의가 별로 없고 미국으로서 협상 진행에 어려움을 겪은 국가들이라면 어떤 형태로 페널티가 올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그는 “우리가 정치적인 환경 때문에 다른 나라에 비해 사실 진도가 많이 나가지 못한 측면이 있다”면서 “(유예 시한까지) 2주가 채 안 되지만 아직 시간이 남아있고 아마도 최종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임박해서 결정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나라에 보내겠다고 한 ‘관세 서한’에 대해선 “서한을 받은 적은 없다”고 했다.

미국은 지난 4월 2일 발표한 국가별 상호관세를 7월 8일까지 유예하기로 하고 현재 한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와 무역 협상을 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는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새 정부 출범 후 미국과 첫 고위급 회담을 갖고 관세 협상은 물론, 우리 기업의 우려를 미국 측에 전달하고 있다. 여 본부장은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USTR)를 만나 협상을 진행했다. 특히 미국이 중국 현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에 대한 반도체장비 수출 제한 움직임을 강화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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