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창문에 가득한 파리들”… ‘고독사 신호’였다

일본에서 거주하는 한국인 인플루언서가 창문 안쪽에 붙은 파리떼를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사진=엑스(@chuba_japan) 캡처
일본에서 거주하는 한국인 인플루언서가 창문 안쪽에 붙은 파리떼를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사진=엑스(@chuba_japan) 캡처
일본에 거주하는 한국인이 이웃집 창문에 파리떼가 몰려 있는 것을 보고 경찰에 신고해 고독사로 추정되는 시신을 발견한 사연을 전했다.

일본에 체류 중이라는 한국인 A씨는 지난 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 · 옛 트위터)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경찰에 전화해봤다”는 글과 함께 사진을 한 장 게시했다. 사진에는 창문 안쪽이 파리떼로 뒤덮인 모습이 담겼다.

A씨는 “길가다 우연히 위를 올려다봤는데, 어떤 맨션의 창문에 파리가 대량으로 붙어있었다. 너무 이상해서 검색해보니 고독사일 가능성이 있다더라.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얼마 뒤 “고독사가 맞았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이 사연은 SNS에서 600만 회 이상 조회되며 일본과 한국 커뮤니티에 빠르게 확산됐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파리가 고독사 신호일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지나칠 수도 있었던 일을 발견해줘서 다행이다”같은 반응을 보였다.

지난 4월 일본 경찰청 발표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일본 고독사 사례는 7만 6020건에 달한다. 이 중 65세 이상 사망자는 5만 8044명이었다. 독거노인이 증가로 ‘고독사’는 일본의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고령화율이 빠르게 올라가고 있는 한국에서도 고독사 사례가 점점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2024년 고독사 사망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고독사 사망자는 2021년 3378명에서 2023년 3661명으로 증가했다.

종로구가 고독사 예방 캠페인을 통해 배포한 안내문에 따르면 △집 앞에 우편물이나 전단지가 쌓여 있거나 △현관 주변에 먼지와 악취가 나는 경우 △며칠째 불이 꺼지지 않거나 TV가 계속 켜져 있는 집 △마른 빨래가 그대로 방치된 채 걸려 있는 경우 △수개월 간 공과금이 밀려 있는 상황 등이 고립 위험 신호일 수 있다.

일본 한 특수청소업체는 “SNS에서 종종 ‘맨션의 창에 파리가 대량으로 붙어있다’ 같은 글이 올라온다. 이변을 감지할 경우 경찰이나 관리사무소에 알려달라. 한여름, 에어컨 없이 사망할 경우 단 이틀만에 파리가 생길 수 있다. 고독사가 아니더라도 경찰에 신고해도 문제없다”고 빠른 신고를 당부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구체적인 내용이나 첨부파일은 아래 [전자신문] 사이트의 글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Add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