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전화성의 기술창업 Targeting] 〈360〉 [AC협회장 주간록70] ‘컴퍼니 빌딩 아웃’-액셀러레이터의 네 번째 사업모델

[전화성의 기술창업 Targeting] 〈360〉 [AC협회장 주간록70] '컴퍼니 빌딩 아웃'-액셀러레이터의 네 번째 사업모델
한국 액셀러레이터(AC) 산업에 있어 2025년은 결정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다. 오랫동안 구조적 제약에 갇혀 있던 AC들에게 ‘자회사 설립’이라는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 것이고 2025년 8월 5일 효력이 발생된다. 기존 금산분리 원칙 때문에 신기술사업금융회사(신기사)나 벤처캐피털조차 100% 금융 외 자회사 설립이 불가능했지만, AC만큼은 예외로 인정받게 됐다. 금융회사가 아닌 창업기획자는 기술 또는 서비스 기반 자회사를 100% 설립하고, 7년 내 분리 조건을 충족하면 제도권 안에서 ‘자체 창업’이 가능해지는 구조가 열린 것이다.

이는 단순한 규제 완화가 아니다. 오히려 AC가 금융-산업 융합의 프런티어로서 바이아웃(PE가 경영권을 인수하는 전략)에 필적하는 새로운 모델을 공식화한 사건이다. ‘컴퍼니 빌딩 아웃(Company Building-Out)’은 이제 더 이상 개념이 아니다. 법적 기반과 정책 인식의 전환 위에서 실현 가능한 새로운 사업모델로 자리 잡고 있으며, 이는 액셀러레이터 산업이 진입할 수 있는 ‘네 번째 금융 비즈니스 모델’로 부상하고 있다.

바이아웃은 기존 회사를 인수하고 구조조정하며 가치를 재창출하는 방식이다. 반면에 컴퍼니 빌딩 아웃은 시장과 기술을 먼저 정의하고, 이를 실현할 창업팀을 구성하며, 초기 투자와 조직적 보육을 거쳐 직접 회사를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이는 창업기획자에게만 가능한, 그리고 가장 창조적인 금융-기술 복합 사업모델이다. 그 어떤 금융 라이선스보다도 창업기획자 라이선스가 이 지점에서 강력해지는 이유다.

사실 이 구상은 전례 없는 시도는 아니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가 시도했던 ‘아워스팟’ 모델이 그 사례였다. 하지만 당시에는 법적 제약에 막혀 구조를 완성하지 못했고, 투자 이후 인큐베이팅과 자회사화 전략은 제도 밖에서 머물 수 밖에 없었다. 이번 입법은 바로 그 한계를 깨뜨리는 것이다. 이제 AC는 창업팀을 외부에서 ‘발굴’하는 단계를 넘어, 스스로 ‘설계’하고 ‘조직’할 수 있는 자격을 공식적으로 갖게 된다.

이는 단지 AC 업계 성장을 의미하지 않는다. 한국 벤처 생태계 전체의 패러다임 전환을 뜻한다. 지금까지 창업은 ‘개별 창업자 아이디어’에 의존해 왔다면, 이제는 액셀러레이터가 기획하고 구조화한 창업이 하나의 산업 모델로 제도화되는 것이다. 오픈AI가 Y콤비네이터의 컴퍼니 빌딩 구조에서 출발해 전 세계를 이끄는 AI기업으로 성장한 사례는 단지 운이 좋았던 것이 아니라, 이런 모델이 실제로 작동한다는 강력한 증거다.

따라서 이 사업모델은 단순히 ‘새로운 시도’로 치부돼선 안 된다. 컴퍼니 빌딩 아웃은 AC의 존재 이유를 명확히 하고, 동시에 정책과 금융이 만나 완성할 수 있는 대한민국형 창업 생태계의 새로운 축이다. 모태펀드, 지역자금, 팁스(TIPS) 프로그램 모두가 이 구조에 전략적으로 결합될 수 있으며, 이는 기존 투자-회수 중심 생태계에 제3의 길을 제시한다.

이제 업계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제도는 열렸다. 이제는 증명할 차례다. “보육을 잘한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하다. 직접 회사를 만들고, 그 회사를 성장시키고, 자립 가능한 구조로 분리시키는 전 과정을 하나의 실무로 증명해야 한다. 2025년부터는 바로 그 첫 해가 될 것이다. 이 모델이 성공적으로 자리잡는다면, 컴퍼니 빌딩 아웃은 PE의 바이아웃에 버금가는 ‘국내 창업기획자의 대표 전략’이 될 것이다.

이제 AC는 선택해야 한다. 과거의 역할에 안주할 것인가, 아니면 스스로 시장을 설계하고 기업을 창출하는 새로운 시대의 주역이 될 것인가. 정답은 명확하다. 지금이 바로, 컴퍼니 빌딩 아웃의 시대의 시작이다.

전화성 초기투자AC협회장·씨엔티테크 대표이사 glory@cnt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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