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개가 자꾸 사람 유골 물어와”… 평화로운 美 마을 깨운 살인 사건

총격으로 사망한 사람의 유골을 물어온 미국 앨라배마주의 반려견 '치카린'. 사진=WBRC 6 유튜브 캡처
총격으로 사망한 사람의 유골을 물어온 미국 앨라배마주의 반려견 ‘치카린’. 사진=WBRC 6 유튜브 캡처
미국의 한 반려견이 땅속에 묻힌 사람의 유골을 물어와 숨겨졌던 살인 사건이 세상에 드러났다.

13일(현지시간) 피플 · WBRC 등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해 8월 20일 미국 앨라배마주 버밍엄 제퍼슨 카운티의 한 가정집에서 시작됐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폴리나 메히아씨 부부는 2살짜리 반려견 치카린(저먼 셰퍼드 믹스 종)과 치카로네 마당에서 키우고 있었는데, 이날 개들이 사람의 두개골처럼 보이는 뼈를 가지고 노는 장면을 목격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총격으로 사망한 사람의 유골을 물어온 미국 앨라배마주의 반려견 '치카린'과 개가 지난 8일 4번째로 물고 온 뼈. 사진=AL닷컴 캡처
총격으로 사망한 사람의 유골을 물어온 미국 앨라배마주의 반려견 ‘치카린’과 개가 지난 8일 4번째로 물고 온 뼈. 사진=AL닷컴 캡처
메히아씨는 남편이 ‘이 뼈가 좀 이상하다’는 말에 경찰에 신고했지만, 실제로 사람의 유골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조사 결과 개들이 가지고 놀던 뼈는 사람의 유골이 맞았다.

경찰 수사 결과 두개골은 총상을 입은 남성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범죄 또는 체포 이력이 있거나 실종자인 경우 등록되는 통합 DNA 시스템에서는 두개골과 일치하는 사람이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메히나씨 자택 인근을 수색했지만 추가 유해를 확보하지 못했고, 수사는 그렇게 종결되는 듯했다.

그러나 같은 해 12월 12일, 치카린은 또 어디선가 사람의 유골을 물고 왔다. 이번에는 왼쪽 정강이뼈(경골)였다. 검사 결과 두개골과 같은 사람의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치카린은 올해 4월 10일에 마당 한 곳에서 사람의 대퇴골을 꺼냈고, 경찰이 인근을 파보자 사람의 턱뼈(하악골)이 발견됐다. 이어 이달 8일에도 사람의 뼈로 보이는 무언가를 물고 왔다. 올해 발견된 유골은 아직 지난해 발견된 뼈와 동일한 사망자의 것인지 확인되지 않았다.

치카린이 물고 온 사람의 뼈만 4점에 달한다. 이에 수사관들은 개들이 유골을 발견한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치카린의 목에 GPS 추적 장치를 달고 이동 영역과 패턴을 파악하기로 했다.

이 사건으로 치카린은 지역 유명 인사가 됐다. “진정한 경찰견”이라며 살인 사건을 세상에 드러나게 한 개의 행동을 칭찬하는 댓글도 있었지만, 수사에 적극 협조한 메히아씨 부부를 의심하는 눈초리도 있었다.

메히아씨는 AL닷컴과 인터뷰에서 “’주인이 살인범일 수도 있겠다’라는 댓글도 있었다. 정말 재미없는 농담”이라면서 “이제 그만 치카린이 인간의 유골을 가져오기 바란다”고 말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구체적인 내용이나 첨부파일은 아래 [전자신문] 사이트의 글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Add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