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에서 기업공개(IPO) 심사를 담당했던 전직 공무원이 비리 의혹으로 당적을 박탈당하고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자택에서 뇌물로 보이는 무게 약 3t의 현금이 발견돼 논란이다. 현지에서는 역대급 부패 사례로 꼽힌다.
21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의 양자오훙 전 발행감독관리부 감독처장 자택에서 최근 약 580억원 규모의 현금이 발견됐다.
특히 현금 양이 너무 많아서 곰팡내가 날 정도였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양자오훙은 현재 중국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국가감찰위원회의 승인으로 당국의 감찰 조사를 받고 있으며, 당적 또한 박탈당했다.
고위 간부가 아닌 중견 간부급 공무원이 이처럼 막대한 재산을 부정 축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중국 내부에 만연한 부패 현상이 다시금 논란이 되고 있다.
네티즌들은 압수된 현금의 무게를 빗대 그를 ‘3t 처장’이라고 부르고 있다.
양자오훙은 1998년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에 입사해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창업판 IPO 심사 업무의 실세 역할을 해왔다. 그의 한마디에 기업 상장이 좌우될 정도여서 ‘살아있는 염라대왕’이라고 불렸다고 한다.
이후 2016년 개인 사정을 이유로 자진 사직한 뒤 전직 직위를 이용해 상장 예정 기업의 비상장 주식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거액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대리인이나 차명 주주를 내세우는 수법으로 당국의 감시를 피한 것으로도 파악됐으며, 뇌물수수 혐의도 받고 있다.
그는 공직을 떠난 후 골프장에서 주로 목격되는 등 사치스러운 생활을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매체들은 그의 사례가 현직에서 떠난 뒤 권력을 이용해 은밀하게 재산을 축적하는 이른바 ‘도피형 사직’의 전형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