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한국 아직 '파일롯'인데···中·대만·싱가포르 금융 AI '비즈니스' 단계로 1 딥시크](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5/04/29/news-p.v1.20250429.a67704719cc04e038fe62262dd220733_P1.jpg)
중국은 이미 금융 AI 선도국으로 자리매김했다. 각종 외신들을 종합하면 중국 주요 대형은행들은 이미 지난해 100~200건 이상 생성형 AI 활용사례를 내놨다.
핀테크 구루(guru)로 꼽히는 크리스 스키너에 따르면 중국공상은행(ICBC)은 지난해 기준 연간 10억건 이상 AI 호출 로그를 확보해, 이를 기반으로 △알고리즘 신용 조언 △외환 거래 지원 △지능형 리스크 탐지 등을 올해 본격 가동했다.
중국은행(BOC)과 중국건설은행(CCB)도 딥시크R1으로 엔터프라이즈급 시스템을 구축해 투자 분석, 현장 고객 서비스, 직원 교육을 지원 중이다. 특히 CCB는 16개 핵심 금융 프로세스에 AI 도구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중국우정저축은행은 ‘유즈(Youzhi)’ 풀스택 시스템을 개발해 문서 생성 시간을 90% 단축했다 .
대만 금융권에서도 AI 적용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대만 금융감독위원회(FSC) 조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금융기관 3곳 중 1곳(전체 383개 중 126개)이 AI를 도입했다. 은행 도입률이 87%로 가장 높았고, 생명보험사 67%, 재산보험사 45%가 뒤를 이었다.
대만 CTBC은행은 신용카드 실시간 사기 탐지 시스템에 생성형 AI를 적용했으며, 올해 전체 거래로 확대할 계획이다. 자금세탁방지(AML) 시스템 연계까지 추진해 금융 AI를 리스크 관리와 규제 대응에 동시에 활용하는 전략이다.
싱가포르 DBS은행은 아시아 ‘AI 금융’ 성공 사례로 꼽힌다. DBS는 AI를 ‘수익 창출 수단’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더스트레이트타임즈에 따르면 DBS는 2024년 AI 기반으로 7억5000만 싱가포르달러(SGD, 약 8000억원) 수익을 올렸다. 올해는 10억 SGD(약 1조원 이상) 경제적 가치 창출이 목표다. DBS는 도입 이래로 350개 이상 사용 사례와 1500개 모델을 생산했다. 올 7월에는 글로벌 리더십 코치 마셜 골드스미스와 손잡고 직원 대상 생성형 AI 코칭 플랫폼 ‘iCoach’를 출시했다. 임직원 역량 강화와 생산성 향상을 동시에 추구하는 양면 투자다.
디지털 전환에 더뎠던 일본 금융권도 발 빠르게 변신한다. 일본은행(BOJ) 최근 조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금융기관 80%가 생성형 AI를 활용하고 있다. 초기에는 고객 상담 자동화에 집중했지만, 최근에는 △시장 예측 △리스크 관리 △내부 보고서 작성 자동화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반면, 한국 금융권 AI활용은 아직 ‘파일롯’ 단계다. 올해 들어 금융권 망 분리 규제가 일부 완화되면서 혁신금융(샌드박스) 제도를 통해 생성형 AI 제한적 적용이 가능해졌지만, 아직 생산성이나 수익성 개선 효과는 미미하다.
현재 국내 금융권 AI 활용 사례는 △챗봇 기반 고객 상담 고도화 △내부 문서 자동 요약 △데이터 검증 및 보고 자동화 등 내부 효율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생성형 AI를 활용해 민원 응답 문안을 작성하거나, 내부 문서 작성 시간을 단축하는 정도로만 활용하는 것이다.
한국이 후발주자에서 벗어나기 위해 과감한 규제 개혁과 인프라 투자가 동시에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새 정부 금융 정책이 조직 개편 논의와 ‘소상공인·서민금융’ 강화로 흐르는 가운데, 중장기적으로 ‘생산적 금융’ 달성을 위해 IT 투자와 금융 AI 활용 활성화 전략도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AI활용이 생산성·수익향상과 연결되지 못하면 투자도 동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면서 “글로벌 경쟁을 고려한 규제 개선과 IT 인프라 확충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