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과 시카고대학 여론조사센터(NORC)는 19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이달 11일부터 15일까지 미국 내 성인 1,183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 결과 ‘미국이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75%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 6월 같은 질문에 대해 동일한 응답을 한 비율(62%)보다 13%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반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24%에 불과해 6월 조사 당시(37%)보다 13%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공화당 지지층의 인식 변화가 두드러졌다. 6월 조사에서 공화당 지지자 중 29%만이 미국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응답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그 비율이 51%로 크게 뛰었다. 같은 기간 “올바른 방향”이라고 평가한 비율은 70%에서 49%로 떨어졌다.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연령과 성별에 따른 인식 차이가 나타났다.
공화당 지지자 중 45세 미만 응답자의 61%는 미국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답한 반면, 45세 이상에서는 43%에 그쳤다.
또한, 여성 응답자(60%)가 남성 응답자(43%)보다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비율이 더 높았다.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했다. 응답자의 92%는 미국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답했으며, 이는 6월 조사 때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AP는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비관적 인식이 급증한 배경으로 정치적 폭력과 사회 갈등에 대한 우려를 들었다. 최근 우파 활동가 찰리 커크의 피살 사건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며, 일자리, 가계 경제, 범죄 등에 대한 불안감 역시 부정적 여론을 부추긴 요인으로 분석됐다.
이번 조사는 미국 내 정치적 양극화와 사회적 불안정성이 심화되는 가운데, 유권자들의 정서가 전반적으로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지지 정당을 불문하고 국가의 전반적 방향성에 대한 회의감이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는 현상이 주목된다.
김태권 기자 tkki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