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제조AX(M.AX)’ 골든타임을 잡아라] 〈1〉대한민국, AX로 1등 제조강국 굳힌다

M.AX 구성
M.AX 구성
# 대한민국은 20세기 일제 침략과 동족간 전쟁의 상처를 딛고 반세기 만에 세계적인 제조강국으로 올라섰다. 이제는 인공지능(AI) 시대에도 1등 제조강국의 지위를 굳히기 위해 ‘제조 AI 대전환(M.AX)’이라는 새로운 깃발을 들었다. 전자신문은 특별기획 ‘제조AX(M.AX) 골든타임을 잡아라’를 통해 앞으로 10회에 걸쳐 M.AX 내 10개 얼라이언스(분과) 현황과 과제를 심층 점검한다. 반도체·팩토리에서 조선·가전·바이오까지 이어지는 대전환 과정을 독자에게 전하며, 한국 제조업이 AI 시대에 어떤 길을 선택하는지를 집중적으로 보여줄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0일 M.AX 얼라이언스 출범식을 열고 1000여 개 기업·기관과 함께 AI 제조혁신 대장정을 공식화했다. M.AX는 개별 산업정책을 넘어 제조업 전 분야를 아우르는 민관 연합체계를 처음으로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정부는 “앞으로 5년이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한다. 미국·중국·일본이 제조 현장의 AI 전환을 국가 전략으로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가운데, 뒤처지면 추격이 어렵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산업부는 선도사업을 2025~2026년에 착수하고, 2030년까지 글로벌 표준화를 주도하는 단계를 밟겠다는 로드맵을 내놨다. 골든타임을 놓치면 반도체, 배터리, 조선 등 전통 강점도 흔들릴 수 있다는 절박함이 정책 전반에 배어 있다.

M.AX 얼라이언스 간 협업과제
M.AX 얼라이언스 간 협업과제
이러한 절박감은 최근 심화된 우리 제조업의 위기와 맞물려있다. 우리나라는 반도체·자동차·조선 등 주력 품목이 여전히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생산성과 수출 동력은 예전 같지 않다. 지난해 철강·석유화학 업종은 글로벌 수요 둔화와 가격 하락 여파로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자동차는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내 전기차 세액공제 요건 강화와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맞물려 경쟁력에 제약이 생겼다. 반도체가 AI를 등에 업고 선전하고 있지만 생산비용 증가와 노동법 강화 등에 현장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제조업 강국’이라는 타이틀이 위태로운 상황이 직면한 것이다.

특히 생산성 하락은 특히 뼈아프다. 한국 제조업의 총요소생산성(TFP)은 2010년대 중반 이후 정체 상태다. 숙련 인력 감소, 노후설비 증가,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 미흡 등 구조적 요인이 겹쳤다. 이와 달리 경쟁국들은 AI·데이터 기반 초정밀 공정으로 생산성을 20~30% 이상 끌어올리는 사례를 속속 보여주고 있다.

수출 측면에서도 위기감은 팽배하다. 반도체·배터리 등 일부 품목 의존도가 커지면서, 품목별 수요나 국제 가격 변동이 국가 전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다. 미국은 칩스법 등 반도체 보조금을, 리쇼어링 정책을 통해 자국 생산 역량 회복을 노리고 있고, 중국은 AI+산업 전략으로 제조 기반을 국가 차원에서 재편하고 있다. 일본·독일도 디지털 전환과 표준화 전략을 통해 한국을 추격 중이다.

정부와 기업, 학계가 함께 뭉친 M.AX 얼라이언스에 ‘대한민국 미래가 달렸다’는 김정관 산업부 장관의 발언을 곱씹어야 할 때다. 현 시점에서 제조업 체질을 AI 기반으로 완전히 전환해내지 못하면 한국은 생산성, 수출 다변화, 기술 표준 경쟁에서 모두 뒤처질 위험이 크다. 제조업이 흔들리면 국가 경제의 근간도 흔들릴 수 있다. 한국은 GDP의 약 25%를 제조업에서 창출하는 나라다. 제조업 경쟁력은 일자리·수출·전력수급·지역경제와 직결된다.

M.AX는 이 흐름을 뒤집기 위한 종합 처방전이다. 공정을 자동화·지능화해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고부가가치 제품과 새로운 생태계 수출 분야를 개척함으로써 수출 구조를 다각화한다. AI 반도체, 자율주행, 로봇·휴머노이드 같은 미래 산업 기반으로 글로벌 표준 선도권을 확보하면, 한국 제조업은 단순한 추격에서 시장 설계자로 도약할 수 있다.

민관 공동 얼라이언스 체제로 나선 것도 개별 기업이 감당하기엔 AI 전환의 비용과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었다. 정부가 데이터 표준화, 규제 개선, 인프라 확충을 뒷받침하면 기업들은 안심하고 기술 투자와 실증에 나설 수 있다. ‘앞으로 5년이 골든타임’이라는 표현은, 지금이 한국 제조업이 AI 전환에서 성공하느냐 도태되느냐의 갈림길이라는 의미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상공회의소는 10일 서울 중구 웨스턴조선호텔에서 제조업의 구조적 위기를 돌파하고, 제조AX 1등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제조 AX(M.AX) 얼라이언스' 출범식 행사를 개최했다. 앞줄 왼쪽 여섯 번째부터 양희원 현대자동차 사장,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 조준희 한국AI·SW협회장 등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 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상공회의소는 10일 서울 중구 웨스턴조선호텔에서 제조업의 구조적 위기를 돌파하고, 제조AX 1등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제조 AX(M.AX) 얼라이언스’ 출범식 행사를 개최했다. 앞줄 왼쪽 여섯 번째부터 양희원 현대자동차 사장,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 조준희 한국AI·SW협회장 등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 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결국 M.AX의 성패는 제조업이 다시 대한민국 ‘성장엔진’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여부가 된다. 실패한다면 제조업은 더 이상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 될 수 없다. 반대로 성공한다면 한국은 20세기 산업화의 기적을 넘어 21세기 AI 시대의 제조 표준을 주도하는 국가로 도약할 수 있다.

물론 과제도 만만치 않다. 제조 AX는 방대한 데이터와 연산 수요를 동반한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전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SMR(소형 모듈 원자로)까지 검토하는 것은 이러한 부담의 단면이다. 안정적 전력공급과 고성능 데이터 인프라가 없으면 AI 제조혁신은 허공의 꿈이 된다. 동시에 법제도 개선, 개인정보 활용 기준 정립, 국제표준화 경쟁과 같은 난제도 해결해야 한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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