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무상급식 1700명 식중독 걸린 이 나라…올해만 6000명 넘어

무상급식을 먹는 인도네시아 아이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무상급식을 먹는 인도네시아 아이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내세운 핵심 정책인 무상 급식 프로그램이 잇따른 대규모 식중독 사태로 난관에 부딪쳤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번 주 서자바주 내 4개 지역에서 무상 급식을 섭취한 학생 1700여명이 집단 식중독 증상을 보였다.

22일 반둥에서는 470명이, 24일에는 수카부미에서 세 차례 발생해 580명이 이상 반응을 보였으며, 25일에도 다른 지역에서 700여명이 병원 치료를 받았다.

앞서 지난주에도 서자바주와 중앙술라웨시주의 학교에서 800명의 학생이 급식 섭취 후 한꺼번에 식중독에 걸린 것으로 보고됐다.

피해 학생들은 호흡 곤란, 구토, 어지럼증, 심한 복통 등을 호소했다. 현지 방송사 콤파스TV는 반둥 체육관에 마련된 임시 진료소에서 학생들이 간이침대에 누워 치료받는 모습을 전했다.

인도네시아 대통령실은 올해 1월부터 지금까지 무상급식 관련 식중독 환자가 5000명을 넘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비영리 단체인 인도네시아 전략개발계획센터의 디아 사미나르시 대표는 “보고를 꺼리는 경우가 많은 것을 고려하면 실제 환자 수가 훨씬 많을 수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싱크탱크인 ‘교육감시네트워크’는 올 들어 무상급식 이후 식중독 증세를 보인 학생이 6,452명에 달한다며 정부 집계보다 더 많다고 발표했다. 이 단체의 교육운동가 우바이드 마트라지는 “프라보워 대통령은 해당 사업을 잠정 중단하고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며 “어린이들의 안전은 정치적 목표보다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힌다야나 국가영양청장은 식중독 사례가 발생한 학교 급식소는 즉시 운영을 중단시켰으며, 지방정부가 영양사 등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무상급식 관리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29년까지 전국 초·중·고 학생은 물론 아동, 유아, 임산부 등 9000만명에게 하루 한 끼 무료 식사를 제공을 목표로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프라보워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이 사업에는 매년 약 280억달러(약 40조2000억원)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구체적인 내용이나 첨부파일은 아래 [전자신문] 사이트의 글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