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금속탐지기 돌리다 ‘대박’… 1400년전 비잔틴시대 금화 ‘와르르’

갈릴리호 인근에서 발견된 1400여 년 전 비잔틴 금화. 사진=하이파 대학교
갈릴리호 인근에서 발견된 1400여 년 전 비잔틴 금화. 사진=하이파 대학교
갈릴리호(갈릴리해) 인근을 수색하던 고고학자들이 1400년 전 비잔틴 시대에 묻혔던 금화 수십개와 보석 수십점을 발견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과학 전문매체 라이브사이언스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하이파 대학교의 고고학자 마이클 아이젠버그는 지난 7월 갈릴리호 인근의 고대 도시 히포스(수시타) 유적에서 금속탐지기로 수색 작업을 벌이던 중 비잔틴 시대 유물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곳에서 발견된 유물은 순금 주화 97개와 진주, 준보석, 유리 장식 귀걸이 등 귀금속 수십점이었다.

금속탐지기 조작을 담당한 에디 립스먼은 당시 실수로 현무암 벽 사이에 놓인 돌에 금속탐지기를 부딪혔다가 우연히 금화를 발견했다고 한다. 그는 하이파대 성명에서 “장치가 갑자기 미친듯이 울었다. 믿을 수 없었다. 금화가 하나둘씩 나타났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갈릴리호 인근에서 발견된 1400여 년 전 비잔틴 금화. 이라클리오스 황제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사진=하이파 대학교
갈릴리호 인근에서 발견된 1400여 년 전 비잔틴 금화. 이라클리오스 황제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사진=하이파 대학교
이 곳에서 발견된 금화들은 비잔틴 황제 유스티누스 1세(518~527년), 이라클리오스 황제초기 (610~613년) 등 다양한 황제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일부 동전에는 천 조각이 남아있어 보물이 천으로 싸여 있었음을 시사했다.

이 금화는 비잔틴 제국에서 금 함량이 높은 대형 동전인 솔리디(solidi), 그 절반 가치인 세미스(semisses), 3분의 1 가치인 트레미스(tremisses) 등으로 이뤄졌다.

갈릴리호 인근에서 발견된 1400여 년 전 비잔틴 금화. 이라클리오스 황제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사진=하이파 대학교
갈릴리호 인근에서 발견된 1400여 년 전 비잔틴 금화. 이라클리오스 황제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사진=하이파 대학교
특히 트레미스 중 하나는 610년 키프로스에서 포카스 황제에 대항해 반란을 주도한 이라클리오스 장군과 그 아들이 주조한 것으로 추정되는 매우 희귀한 금화로 확인됐다. 이후 반란에 성공한 이라클리오스는 610년부터 711년까지 통치한 이라클리오스 왕조를 세웠다.

금화와 귀금속은 격동의 시기에 숨겨졌던 것으로 보인다. 이란과 중동 및 중앙아시아를 포함한 사산 제국 군대는 614년 비잔틴을 침략했고, 당시 많은 주민들이 외세의 침략에 재산을 숨겼다.

아이젠버그 박사는 “7세기 전반에 금화와 청동화 비축이 가장 많았다. 사산 왕조와 무슬림의 정복으로 광범위한 혼란이 초래되었기 때문”이라며 “사람들은 공포에 질려 비교적 많은 비축물, 특히 동전을 주로 남겼다”고 설명했다.

발굴팀은 해당 금화들이 개인 소유의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해당 지역에는 금세공인들이 거주했다는 비문도 남아있기 때문에 이들이 교회에 기부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아직 연구가 초기단계라고 덧붙였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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