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유로뉴스에 따르면, 포르투갈 보건부 산하 보건총국(DGS)은 만 16세 미만에게 에너지음료 광고를 금지하고, 공립학교 내 판매를 완전히 중단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DGS는 “일부 지역에서의 광고 제한이나 판매 제한만으로는 효과가 부족하다”며 “미성년자의 접근 자체를 막기 위해 판매 자체를 금지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국에서 시행 중인 미성년자 판매 제한이 실효성을 입증하면 포르투갈도 이를 참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영국에서는 아동 3명 중 1명이 정기적으로 에너지음료를 섭취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대형 유통업체가 자율적으로 판매를 중단했음에도 소비량은 줄지 않았고, 이에 정부는 전문가·교사·제조업계·시민 등을 대상으로 12주간의 공청회를 진행하며 제도 도입을 논의 중이다.
이 같은 규제 움직임은 유럽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노르웨이는 2025년부터 16세 미만 청소년에게 에너지음료를 판매할 수 없도록 금지할 예정이며, 스페인·독일·슬로베니아·헝가리 등에서도 유사한 법안이 논의되고 있다.
포르투갈 또한 급격히 늘어난 소비량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주요 대형마트의 에너지음료 판매량은 2년 사이 약 50% 증가했으며, DGS 조사 결과 10대의 약 절반이 최근 1년간 최소 한 번은 섭취한 경험이 있었다.
건강상의 부작용도 심각하다. 500㎖ 한 캔에는 설탕 약 56g(4g 봉지 14개)과 다량의 카페인이 들어 있으며, 과도한 섭취 시 불안, 두통, 불면, 혈압 상승, 심박수 증가 등의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일부 청소년층에서 에너지음료를 주류와 혼합해 마시는 위험한 습관이 확산되면서, 전문가들은 “심혈관계 질환 및 중독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포르투갈 정부는 “단순한 홍보 규제를 넘어 강력한 법적 조치가 필요하다”며 전면 금지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