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AI에 물었다, ‘내 잘못인가’”…’LA 최악의 산불’ 방화범 9개월 만에 검거

팰리세이즈 인근 등산로에 불 질러
31명 숨지고 6800여 채 주택 불타
챗GPT에 범행 자백 기록 남아 덜미
조너선 린더크네흐트 미국 '팰리세이즈 산불' 방화 용의자.〈사진=연합뉴스〉
조너선 린더크네흐트 미국 ‘팰리세이즈 산불’ 방화 용의자.〈사진=연합뉴스〉
지난 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일대를 잿더미로 만든 ‘팰리세이즈 산불’이 결국 인공지능 챗GPT까지 동원한 방화범의 소행으로 드러났다. 미국 역사상 최악의 산불로 기록된 이 화재의 진짜 범인이 9개월 만에 체포되면서 충격이 확산되고 있다.

미 연방검찰은 8일(현지시간) 플로리다 멜버른에서 조너선 린더크네흐트(29)를 체포해 ‘방화를 통한 재산 손괴’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우버 기사로 일하며 승객을 태운 직후, LA 부촌 퍼시픽 팰리세이즈 인근 등산로에서 불을 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에 따르면 린더크네흐트는 불을 지른 뒤 차량을 세우고 화염을 촬영, 그 영상을 반복 재생하며 “911에 신고를 시도했지만 통신 불량으로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미 인근 주민의 신고로 소방당국이 출동한 뒤였다.

화재는 초기엔 진압되는 듯했으나, 7일 뒤 강풍이 불길을 되살리며 LA 전역으로 확산됐다. 이로 인해 31명이 숨지고 6800여 채의 주택이 불탔으며, 피해액은 530억 달러(약 75조 원)에 달했다. 특히 멜 깁슨, 패리스 힐튼 등 할리우드 유명 인사들의 저택도 전소됐다.

수사 결과는 더욱 충격적이다. 린더크네흐트는 방화 직후 챗GPT에 “담배 때문에 불이 나면 내 잘못인가”라는 문장을 입력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과거에는 “성경을 불태웠을 때 해방감을 느꼈다”는 글을 남겼으며, 지난해에는 챗GPT를 이용해 ‘숲이 불타고 사람들이 도망치는 장면’을 그린 이미지를 생성한 사실도 확인됐다.

빌 에실리 연방검사는 “한 개인의 무모한 행동이 LA의 역사를 새로 쓴 최악의 재앙으로 이어졌다”며 “디지털 시대의 방화범죄가 새로운 차원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김태권 기자 tk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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